'조배숙호' 민평당 순항할까…6·13 지방선거가 최대 시험대
'캐스팅보터'로서 영향력 키우며 '텃밭' 호남 민심 되돌려야
'협치' 통해 대안세력 발돋움 필요…'민주당과 합당'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민주평화당(민평당)이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지만, 첫 시험대가 될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는 등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신생 정당인 민평당 입장에서는 세 규합을 통해 원내 영향력을 최대한 키우는 동시에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민평당은 국민의당을 탈당한 지역구 국회의원 15명을 창당 멤버로 첫발을 뗐다. 초대 대표로는 4선의 조배숙 의원이 합의 추대됐다.
비록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애초 예상보다 많은 의원을 결집해 냈다는 평가다.
또 국민의당 비례대표인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3명은 '자진 탈당시 의원직 상실' 규정 때문에 이번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당분간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탄생할 '미래당'에 몸담으면서도 의정활동은 민평당과 함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여기에 아직 정치적 진로를 결정짓지 않은 국민의당 손금주·이용호·박선숙 의원까지 고려하면 민평당이 동원 가능한 의석이 18∼20여 석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평당은 내부결집을 통해 '캐스팅보터'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여야의 표 대결이 일상사처럼 펼쳐지는 국회 무대에서 범 진보진영이 과반을 넘기려면 자신들이 꼭 필요한 만큼 신(新)4당 체제의 역학 구도를 잘만 활용하면 캐스팅보트를 충분히 쥘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민평당은 야당으로서의 스탠스를 지키면서도 정부·여당과의 협치를 강조하면서 긴밀하게 대여(對與) 관계를 설정하는 등 기존의 국민의당과는 다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민평당은 적폐청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대북정책에서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천명하는 등 정강·정책 기조가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텃밭인 호남의 표심이 정부·여당에 호의적이라는 점을 민평당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 성향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호남의 민심이 더욱 냉랭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평당이 정부·여당에 무조건 각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평당에 몸담은 지역구 의원들은 여권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가운데, 호남을 대변하는 대안세력으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출범 수개월 만에 큰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당 전에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평당의 지지율은 아직 5%대 밑을 맴돌고 있다.
획기적인 영입인사가 없는 이상 중진의원들이 총대를 메고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의석규모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 무턱대고 의원들을 자출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민평당이 결국 독자 생존하기보다는 여당인 민주당과 연대하거나 합당하는 수순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이 분화하기는 했지만, '한 뿌리'라는 동질감이 있는 만큼 통합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은 양측에서 공히 흘러나오고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여소야대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민평당을 포섭할 필요성이 큰 만큼,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 민평당을 향한 민주당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평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창당대회 축사에서 "민주당과 어떻게 협치하고, 나아가 어떻게 연정해야 하는가도 잘 계산해야 한다"고 말해 이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민평당은 난제가 산적한 창당 초기 안정감이 중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4선의 조배숙 의원을 초대 대표로 합의 추대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검사 출신인 조 대표는 여성변호사회 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고, 17·18·20대에 전북 익산에서 당선됐다.
최근에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는 안 대표에 맞서 반대 목소리를 내왔으며, 민평당 창준위원장을 맡아 창당 작업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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