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정치지형 꿈틀…민주당에 후보들이 모여든다

입력 2018-02-06 17:42
수정 2018-02-06 18:06
경남 정치지형 꿈틀…민주당에 후보들이 모여든다

도당 "전 단체장·지방의원 선거구 후보낸다…일부 단체장 후보 경합"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6·13 지방선거를 4개월여 남겨놓고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남지역 정치지형이 꿈틀거리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전통적인 '지역 1당'의 맥을 잇고 있는 자유한국당 못지않게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는 입후보자가 어느 선거 때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 '3당 합당'후 경남도민들은 총선·지방선거 때마다 보수정당을 선택했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인 민주당이 집권여당이자 국회 원내 제1당이다.

그러나 경남에서만큼은 단체장과 지방의원 절대 다수를 차지한 자유한국당이 지역 1당이자 '지역 여당'으로 불린다.

2014년 지방선거 때까지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를 중심으로 한 일부 중·동부지역을 제외하고는 경남에서 후보를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2014년 당시 민주당은 경남 18개 시·군 중 10개 시·군에서 단체장 후보는 커녕 지방의원 후보조차 전혀 내지 못했다.

당선 가능성도 없었고 '무모한 도전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대통령 파면-조기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성향이 공고해 보이던 경남에서도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출마 희망자들이 4년 전과 비교해 확 달라진 당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최근 조금 하락했지만 경남에서 여전히 60% 전후를 유지하는 점, 부산·울산·경남권 정당 지지율 역시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앞서는 추세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없으면 아무리 모셔오려고 해도 오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출마자들이 스스로 모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선 경남도지사 선거부터 출마희망자가 2명 이상 나와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경남지사를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 '범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후 2012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번에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거제시장이 일찌감치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14년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경남 전역에서 인지도를 쌓은 김경수 의원도 잠재적 출마후보로 꼽힌다.

경남 인구·경제력의 30% 이상을 점하는 창원시장 선거에도 3명이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전수식 전 마산시 부시장,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등이다.

경남 안에서도 민주당으로선 중동부에 비해 더 척박한 것으로 평가됐던 서부권에서도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단체장을 두 명이나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무소속 신분이던 양동인 거창군수는 지난해에 민주당에 입당했다. 지난 2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허기도 산청군수는 6일 민주당 경남도당에 입당원서를 냈다.

두 군수 모두 이번 지방선거 때 민주당 간판을 달고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들 외에도 경남 기초단체장 선거구마다 최소 1명 이상의 출마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주시장 선거에는 갈상돈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김헌규 변호사가, 사천시장 선거에는 차상돈 전 사천경찰서장·최용석 사천시의원이,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시장 선거에는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송재욱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특보·허성곤 현 시장이 나선다.

밀양시장 선거에는 김영기 전 경남도의원·조성환 전 밀양경찰서장이, 문 대통령 고향인 거제시장 선거에는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문상모 서울시의원·변광용 전 거제지역 위원장·장운 노무현재단 경남상임대표 등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산시장 선거에는 김일권 전 양산시의회 의장·심경숙 양산시의회 부의장·최이교 양산을 지역 부위원장 등 3명이, 의령군수 선거는 김충규 전 남해·동해지방 해양경찰청장이 나선다.

함안군수 선거에는 김용철 전 함안지방공사 사장·최재일 관세사가 이름을 올렸고 창녕군수 선거에는 배효문 전 마산시의원이 뛰고 있다.

고성군수 선거에는 백두현 청와대 행정관이, 남해군수 선거에는 박삼준 남해군의회 부의장·장충남 전 진주경찰서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합천군수는 정재영 전 합천군의원·박경호 종로엠스쿨 원장이 출마자로 거론된다.

하동군수·함양군수 선거엔 출마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후보 조율을 하는 단계라고 민주당 경남도당은 설명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시장·군수 선거는 물론 도의원 50개 선거구, 시·군의원 225개 선거구 등 모든 지역구에서 1명 이상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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