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티모르 '나 홀로' 선수 "고국에선 스키가 뭔지도 몰라"

입력 2018-02-06 11:40
[올림픽] 동티모르 '나 홀로' 선수 "고국에선 스키가 뭔지도 몰라"

구 공칼베, 2014년 소치 이어 평창에서도 홀로 출전

"동티모르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4년 소치에서 동티모르 출신으로는 최초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요한 구 공칼베(24)는 남자 회전 종목 경기에서 43명 가운데 43위로 골인했다.

당시 꼴찌를 하고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구 공칼베는 평창올림픽에도 나선다. 이번에도 '나 홀로 출전'이다.

구 공칼베는 6일 평창올림픽 공식 정보제공사이트 '마이인포 2018'와 인터뷰에서 4년 전을 떠올리며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동티모르에 마치 영웅처럼 돌아갔다"며 "고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종목에 출전한 선수를 그렇게 반겨줄 것이라고 예상도 못 했다. 공항에는 몇 명의 장관과 국회의원, 그리고 동티모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스 티모르'가 마중 나왔다"고 말했다.

연평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동티모르는 눈이라고는 평생 구경하기 힘든 나라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동티모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에서 성장했고, 어릴 때부터 스키와 인연을 맺고 2008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소치에서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올림픽 출전에 성공한 구 공칼베는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을 거쳐 평창까지 오는 데 성공했다.

평창올림픽에서 그의 현실적인 목표는 '꼴찌 탈출'이다.

구 공칼베는 지난달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해 예선에서 53명 중 꼴찌를 했다.

당시 1위였던 헨리크 크리스토페르센(노르웨이)과는 20초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구 공칼베는 "이번 올림픽 목표는 동티모르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훈련도 매우 열심히 했다. 얼마나 실력이 좋아졌는지도 보여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군소 국가 선수들은 외교관 노릇을 톡톡히 한다.

구 공칼베는 "소치 대회에 출전한 이후 동티모르에 가보고 싶다는 사람, 투자하고 싶다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었다"며 "동티모르 사람들은 스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국기를 들고 올림픽에 나갔던 사람으로만 기억한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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