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단기징병제 구상에 우려 팽배…마크롱 "반드시 추진"

입력 2018-02-06 04:00
프랑스 단기징병제 구상에 우려 팽배…마크롱 "반드시 추진"

마크롱 대선공약…"청년들 자아실현과 연대감 고취…약속대로 한다"

용역보고서 "막대한 소요예산 비해 거두는 효과 미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단기징병제가 막대한 소요예산에 비해 거두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재차 공언했다.

5일(현지시간) 경제지 레제코에 따르면 총리실이 작년 9월 의뢰한 용역연구에서 20세 전후의 청년들을 한 달간 징집해 집단 군사교육을 하는 단기징병제를 시행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연 24억∼30억 유로(최대 4조원 상당) 로 추산됐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방학 기간에 징집된 청년들을 집단수용할 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연간 소요 예산은 32억∼54억 유로(5조9천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레제코가 단독입수해 보도한 이 용역보고서는 특히 정부가 만 20세 전후의 남녀를 한 달간 징집해 군사 집체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해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단기징병제에 관해 표출된 의견들은 징집제의 강제성은 물론, 인력과 자원의 동원과 관련해 중대한 유보적 입장을 불러일으킨다"면서 "한 달 만에 국가가 의도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들이는 비용에 비해 예산과 인력 등에서 제약이 많아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런 내용의 용역보고서를 접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크게 불쾌했을 거라고 레제코는 전했다. 단기징집제 부활은 마크롱의 대선 공약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시절 마크롱은 19∼21세 남녀에 대한 한 달간의 보편적 국방의무(service national universel)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데 이어 최근 두 차례나 공약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주 엘리제 궁에서 열린 신입 국가공무원 선서식에서 그는 단기징병제 구상과 관련해 "이제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 타인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자아실현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국가적 연대감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고 말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4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워킹그룹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헌법 개정에 나설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가 추진하는 징병제는 완전한 형태의 징집제도라기보다는 한 달간 청년들을 입대시켜 군사교육을 받게 하는 일종의 집체교육 형태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애국심과 국가적 연대감을 고취하고 매년 60만∼80만의 병력 창출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05년부터 징병제를 운용해온 프랑스는 2001년 이를 완전히 폐지한 뒤 모병제로 전환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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