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부당대출·배임 정황 포착된 듯…금감원, 검찰에 이첩
아이카이스트 등 3가지 의혹 검사 마쳐…하나금융 "檢 조사서 성실히 소명"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경윤 기자 =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부당대출과 배임 등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을 상대로 한 검사를 지난주 마무리했다. 검사 대상은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전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물품을 부당하게 구입했다는 의혹, 중국 랑시그룹에 대한 특혜투자 의혹 등 하나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제기한 3가지다.
검사 결과 금감원이 처벌 권한을 가진 금융 관련 법률 위반과 처벌 권한이 없는 형법 위반 등의 사안이 여럿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관련 법률 위반은 노조가 제기한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정황으로 해석된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1호' 기업이다.
이 회사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 동생이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하나은행이 2015년 7월부터 1년에 걸쳐 20억2천만원을 부실 대출해 8억6천만원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형법 위반은 업무방해와 배임 등의 혐의가 일부 포착된 것으로 추측된다. 하나은행의 대출·투자 승인 과정이나 물품 구입 등에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을 경우 이 같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금감원은 형법 위반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을 먼저 정리해 최근 검찰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5일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2차 검사를 시작하면서 아이카이스트 부당대출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이들 사안의 사실관계가 규명될 때까지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으나, 하나금융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임 절차를 강행해 김정태 현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아이카이스트 대출 등 노조가 제기한 의혹은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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