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차 '8인방' 출신 北김정각, 군 총정치국장으로 귀환

입력 2018-02-05 16:24
운구차 '8인방' 출신 北김정각, 군 총정치국장으로 귀환

손철주 조직부국장도 총정치국 고위간부 출신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정각 전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은 김정은 체제 출범 직전까지 총정치국의 수장을 맡았던 이른바 '올드보이'다.

국정원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된 황병서의 후임으로 김정각이 임명되고,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손철주, 선전부국장에는 리두성이 각각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최근 최룡해가 수장으로 있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돼 황병서가 해임된 사실은 전해졌지만, 김정각이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사실이 전해진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총정치국장을 역임했던 최룡해·황병서와는 달리 김정각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차근차근 승진 가도를 달려온 군인이다.

1941년생으로 올해 77세인 김정각은 1959년 일반 사병으로 군에 입대한 뒤 대대장, 군단 부사령관, 훈련소(군단급) 참모장 등 야전 지휘관으로 잔뼈가 굵은 뒤 1992년 상장(별 3개) 계급장을 달고 인민무력부(우리의 국방부 격) 부부장에 올랐다.

2002년에 대장 계급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15년이나 몸담았던 인민무력부를 떠나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식 서열은 총정치국의 '2인자'였지만, 당시 와병 중이던 조명록 총정치국장을 대신해 사실상 수장 역할을 했다.

김정각은 조명록 사망 후에는 '1부총국장'의 직함으로 총정치국을 이끌며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에 앞장섰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당시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운구차를 호위한 '8인방'에 속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2012년 4월 우리의 국방부 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되면서 노동당 정치국 위원, 국방위원회 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2개월 전에는 군 차수 계급장을 달았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갑자기 인민무력부장을 그만두고 이듬해인 2013년 4월 자신의 모교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권력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정각은 지난해 4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에서 은퇴한 뒤 특별한 보직을 안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며 "김정각이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것이 사실이라면 2016년 리명수가 82세의 나이에 군 총참모장을 맡은 것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설명했다.

총정치국은 북한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검열·통제권을 틀어쥐고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 사업을 책임진 핵심 기관이다.



이번에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손철주 군 상장도 공군사령부 정치위원을 맡기 전에 총정치국 부국장을 지냈다. 그는 전형적인 정치장교 출신으로 해군사령부 정치위원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총정치국 선전부국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리두성은 2010년 9월 당시 후계자였던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을 때 중장 계급장을 달았으며, 이후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군부대 시찰을 자주 수행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정일 사망 후에도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에 자주 동행했지만, 2012년 4월 이후에는 북한 매체에서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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