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당 "남북·북미 대화해야"…'안보보수' 미래당과 차별화
'DJ 햇볕정책 계승' 선명성 부각…"수구 부활 막고 개혁진영 연합 주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인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는 공식 창당을 하루 앞둔 5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 보수적인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세력 '미래당'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창준위는 정계개편 후 원내 캐스팅보트를 선점할 수 있는 의석 규모인 '매직넘버'를 이미 확보했다고 자신하면서 미래당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조배숙 창준위원장은 이날 중앙운영위 회의에서 평창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남하는 것을 두고 "보수 정권 10년간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북미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한 데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교환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아직 공식 출범 전 이긴 하지만 민평당이 현안에 대한 사실상 첫 당론으로 북미간·남북간 대화를 촉구하는 입장을 설정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도 "오늘 첫 당론이 나왔다"며 "김영남을 평창에 보내는 것은 평화올림픽 성사를 기원한다는 뜻이며, 펜스 부통령과의 접촉과 대화 등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이전과 이후가 달라지도록 잘 준비해서, 전쟁과 평화의 교차로가 평화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회로 바뀌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안 대표가 "대한민국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할 때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킨 북한이 이번 올림픽을 도발을 감춘 채 평화공세의 무대로 쓰려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보수 정당인 바른정당과 손잡은 안 대표의 노선을 '냉전적 안보관'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민평당 스스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자를 자임하면서 평화·개혁세력의 지지세를 결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천정배 전 대표는 "오늘로써 2년간의 국민의당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고 반추하면서 "민평당은 수구세력의 정치적인 부활을 막고, 전체 개혁진영의 강화를 위해 연합정치를 주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평당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민생·평화·민주·개혁·평등이라는 정강·정책의 큰 밑그림을 소개하며 당이 나아갈 길을 천명했다.
박주현 의원은 "당에 남북관계 관련 최고의 전문가들이 있다"며 "(정강·정책에) 햇볕정책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민평당은 6일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합류할 의원들이 대거 국민의당을 탈당하는 점을 부각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특히 의원직 유지 때문에 탈당 감행은 어렵지만, 미래당에 남아 민평당과 뜻을 함께할 예정인 비례대표 의원들을 포함할 경우 전체 의석 규모가 원내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회의에서 "민평당이 19석이라는 일부 보도가 있는데, 우리가 숨겨놓은 1표가 있다"며 "실제 민평당은 20석"이라고 주장했다.
민평당 승선을 고민하는 이용호 의원까지 포함한 지역구 의원 16명, 비례대표인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3명 이외에 더 가세할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용호 의원이 이날 cpbc 라디오에 출연, 손금주·박선숙 의원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 "저하고 비슷한 숙고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민평당 측에서는 함께할 의원들이 최대 21명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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