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있었다" 현직 검사가 폭로해 파문

입력 2018-02-04 23:37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있었다" 현직 검사가 폭로해 파문

"수사 덜 됐는데 수사 종결…국회의원 이름 등장하는 증거목록 삭제 압력"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현직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부실·봐주기 수사 논란으로 재수사까지 진행 중인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진상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미현(39·사법연수원 41기) 춘천지검 검사는 4일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갑자기 사건수사의 조기 종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외압은 안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수사 사건을 인계받은 지 두 달 만인 지난해 4월에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검사는 전임자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을 당시 최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초안은 물론 검사장이 지시한 보완 사항이 꼼꼼히 적힌 메모까지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사건처리 예정보고서에는 그 결과가 불구속 (또는) 구속으로 열려 있었는데, (최 지검장이)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을 만난 다음 날 '불구속으로 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같은 해 4월 당시 강원랜드 인사팀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시민사회단체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가 부실·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고, 결국 재수사로 이어져 최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안 검사는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모 고검장, 최 전 사장 측근 사이에 많은 연락이 오가는 등 수사 개입 의심 정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검사는 "상관으로부터 '(수사 대상인) 권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말을 듣고, '권 의원과 염 의원, 그리고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달라'는 압력도 지속해서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최 지검장 등 관련자들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편 춘천지검이 재수사 중인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염동열(태백·영월·평창·정선·횡성) 국회의원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지난 14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한 바 있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