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박종아 만회골' 단일팀, 스웨덴과 평가전 1-3 패배
22명 엔트리에서 공격수 3명, 수비수 1명 등 북한 선수 4명 기용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북한이 힘을 모으고 뜻을 합해도 넘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1-3(1-3 0-0 0-0)으로 패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과 같은 조에 속한 스웨덴은 세계 랭킹 5위의 강팀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는 지난해 7월 강릉에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벌여 각각 0-3, 1-4 패배를 안겼다.
이날 평가전에 나선 스웨덴은 당시 멤버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비시즌인 여름에 경기를 치렀을 때의 스웨덴과 올림픽을 앞두고 조직력을 절정으로 끌어올린 지금의 스웨덴은 완전히 달랐다.
단일팀 선수들보다 한 뼘 이상 키가 크고, 힘도 세고, 거기에다 빠르기까지 한 스웨덴은 거의 일방적으로 단일팀을 몰아붙였다.
퍽 소유권을 경기 내내 스웨덴이 틀어쥔 탓에 지난달 28일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합동 훈련을 소화해온 단일팀의 훈련 성과와 전술 완성도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머리 감독은 이날 평가전에서 북한 선수 4명을 기용했다. 정수현이 2라인 레프트 윙, 려송희가 3라인 센터, 김은향이 4라인 센터, 황충금이 4라인 수비수로 나섰다.
북한의 정수현과 려송희는 박은정(영어명 캐롤라인 박), 랜디 희수 그리핀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2∼3라인에 기용되며 중용 받았으나 활약 자체는 미미했다.
4라인에 속한 김은향과 황충금의 출전 시간은 극히 적었다.
평가전을 마친 단일팀은 곧바로 강릉으로 이동하며,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후 순위결정전 등 총 5경기를 올림픽에서 치른다.
단일팀은 경기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1피리어드 1분 10초에 한수진이 홀딩 페널티, 1분 56초에 최지연이 하이스틱 페널티를 받았다.
3대 5의 수적 열세 상황이 1분 넘게 지속했지만 골리 신소정의 선방 속에 실점은 피했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10분이 다 돼서야 박종아의 첫 슈팅이 나올 정도로 경기는 스웨덴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흘렀다.
단일팀은 16분 16초, 17분 50초에 각각 레베카 스텐버그, 한나 올슨에게 잇따라 골을 내줬으나 18분 15초에 박종아의 만회 골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7월 스웨덴과 친선경기 2연전에서도 유일하게 골을 기록했던 박종아는 박채린이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강력한 샷으로 퍽을 골문 반대편 모서리에 꽂아넣었다.
박종아의 골이 터지자 경기장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하지만 환호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스웨덴은 1피리어드 종료 12초를 남기고 에리카 그람의 추가 골로 2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5-12로 뒤진 데 이어 2피리어드에서는 2-13으로 그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단일팀은 3피리어드 후반부터 파상 공세에 나섰으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입추의 여지 없는 관중이 들어차 한반도가 그려진 작은 깃발과 막대풍선을 든 채 응원 리더의 구호에 맞춰 '우리는 하나다'를 목청껏 소리쳤다. 통로에 앉아서 경기를 보는 관중도 상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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