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려다 추워서 찜질방 가요"…'입춘 한파' 움츠러든 시민들
전국 대부분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나들이객 적어 도로 소통 원활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절기상 봄이 시작한다는 입춘(立春)인데도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12.8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많은 시민이 야외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한 채 한 주를 마무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체감온도는 오전 9시께 -19.3도까지 떨어졌으며 낮 최고기온은 -6.8도에 그쳤다.
전국 주요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인천 -6.8도, 수원 -4.6도, 춘천 -5.6도, 강릉 -2.1도, 청주 -5도, 대전 -2.5도, 전주 -2도, 광주 -3도, 제주 0.8도, 대구 -2.7도, 부산 -0.2도, 울산 -1.9도, 창원 -0.8도 등을 기록해 낮까지도 대부분 영하권 추위가 이어졌다.
특히 제주도는 산지에 현재 대설경보, 동·북부에 대설주의보가 각각 발효됐으며 한라산 어리목에 오전까지 67.4㎝의 누적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폭설이 내렸다.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도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가 오후 2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와 용산구 이태원 등 번화가는 낮까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외출한 시민들도 목도리와 마스크 등 방한용품으로 얼굴을 감싼 채 추위를 피해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은 직장인 조 모(33)씨는 "지난 주말과 비슷하게 옷을 차려입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훨씬 추워서 깜짝 놀랐다. 추워서 코가 금세 빨개졌다"며 "얼른 실내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계획을 바꿔 실내에서 주말을 보내기로 한 시민도 있었다.
친구들과 청계산을 등산하려 계획했던 이 모(62·여)씨는 추위를 피해 찜질방으로 모임 장소를 바꿨다. 이씨는 "입춘인데도 이번 겨울은 너무 추운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소 영화를 보거나 야외활동을 하며 주말을 보내는 직장인 이 모(34·여)씨도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난다"며 이날 내내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씨는 "쓰레기 분리수거 날인데 밖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나들이객이 많지 않았던 덕분에 전국 대부분 고속도로의 교통 상황이 원활했다.
오후 4시 기준으로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일산) 방향이 노오지분기점→김포요금소 구간을 비롯해 총 9㎞ 구간에서 정체를 보여 가장 막혔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달래내고개→서초나들목 6.2㎞ 구간, 부산 방향은 경부선 입구(한남)→서초나들목, 양재나들목→만남의 광장 휴게소 등 5.1㎞ 구간에서 각각 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했으나 그 밖의 구간에서는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도로공사는 이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총 38만 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총 36만 대의 차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각각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1만 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38만 대가 이동한 것과 비교해 적은 양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 방향 고속도로 정체는 오후 4∼5시 가장 심했다가 오후 8∼9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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