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북 단일팀, 한국-미국-북한 라인 뜬다

입력 2018-02-04 06:40
[올림픽] 남북 단일팀, 한국-미국-북한 라인 뜬다

북한 '에이스' 정수현, 2라인 공격수로 투입 유력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는 한국과 북한 선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은정(영어명 캐롤라인 박), 랜디 희수 그리핀, 임대넬은 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귀화 선수다.

이진규(영어명 그레이스 리)는 미국 콜로라도 태생으로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이며, 박윤정(영어명 마리사 브랜트)은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다.

현재의 북핵 위기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출신 선수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단일팀이다.

심지어 단일팀에서는 한국과 북한, 미국 출신 선수가 같은 라인에서 호흡을 맞추는 상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 단일팀은 4일 오후 6시 인천선학링크에서 세계 랭킹 5위의 강호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평가전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 조에 속한 스웨덴의 전력을 미리 엿본다는 의미에 더해 단일팀의 북한 선수 활용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일단 1라인 공격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자 최고의 골잡이인 박종아를 필두로 이진규, 최유정이 1라인 공격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2라인부터는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의 '에이스' 정수현이 2라인 레프트 윙으로 전격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수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 5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로 팀 내 포인트 1위에 올랐다.

키 160㎝에 몸무게 58㎏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힘이 좋고, 스틱을 다루는 기술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은 단일팀 결성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달 16일 "북한 선수 중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이 보탬이 될 수 있다"면서 원철순, 정수현, 김향미, 박선영, 김농금 등을 거론했다.

그런데 수비수인 원철순은 은퇴했고, 머리 감독이 괜찮은 공격수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 바로 정수현이다.

정수현은 발목을 다친 박은정을 대신해 랜디 희수 그리핀, 이은지와 함께 2라인에서 집중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2라인 투입이 유력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정수현은 힘이 좋고, 슛이 강력하다"며 "아직 변수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수현이 2라인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이수 중이다.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리핀은 휴학계를 내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고 있다.

미국 출신 귀화 선수인 그리핀이 만약 이번 평가전은 물론 올림픽 무대에서 북한의 정수현의 패스를 받아서 골을 넣는다면 단일팀은 더욱 큰 화제를 끌어모을 전망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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