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유린된 쿠르드 여자부대원 영상 유포…분노 확산"

입력 2018-02-03 20:35
"시신 훼손·유린된 쿠르드 여자부대원 영상 유포…분노 확산"

내전 감시단체 "반군으로부터 입수"…쿠르드 "터키 연계 반군 만행"

터키군 "아프린 작전 2주간 쿠르드 민병대 900명 제거·생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공격에 동원된 터키 연계 반군이 쿠르드 민병대 여자대원의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유포됐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의 여자조직 '여성수비대'(YPJ) 관계자 아마드 칸달은 온라인에 최근 유포된 영상 속 여자 전투요원 시신의 신원은 YPJ 대원 바린 코바니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문제의 영상은 터키군의 시리아 아프린 공격에 동원된 반군 조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10여 명이, 군복이 벗겨진 채 참혹하게 유린·훼손된 젊은 여성의 시신 주변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의 시신은 가슴부터 하반신 일부의 맨살이 드러나 있고, 팔은 절단된 듯한 모습이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 연계 반군 조직원으로부터 같은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확인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반군 조직원으로부터 파악한 바로는, 지난달 30일 반군이 시리아 북부 국경 마을 꾸르나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시리아 쿠르드 사이에 분노가 확산했다.

YPG는 성명을 내고 만행을 저지른 주체가 "적군 터키의 테러 동맹"이 시신을 유린하고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PYJ는 코바니가 2015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쿠르드 도시 코바네를 탈환하는 전투에서 싸웠다고 설명했다.

칸달은 "바린은 항복하지 않고 전사했다"면서 "(터키군 진영의) 이런 행위는 저항의 결의를 다지게 할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과 연계 반군을 비난하며 동족에 항전 의지를 독려했다.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대변인 무스테파 발리는 "이 침략자들이 우리 딸뜰의 몸에 저지른 만행을 상상해 보라"면서, "그들이 우리 마을을 장악한다면 어떤 짓을 저지르겠는가"라고 분노했다.

국외 시리아 반정부 단체의 대표격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이 영상과 관련 "범죄 행위"를 규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조사를 즉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터키로부터는 YPJ 대원 시신 훼손 영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터키군은 아프린 작전을 전개한 2주간 YPG와 IS 조직원 897명을 제거·생포했다고 3일 발표했다.

아프린은 IS의 활동이 포착되지 않는 곳으로, 터키군의 발표는 대부분 YPG 조직원을 가리킨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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