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정부질문 격돌…개헌·안보·검찰개혁·최저임금 쟁점
민주 "민생·개혁과제 추진", 야당 "문재인 정부 실책 심판"
평창올림픽·가상화폐·적폐청산 등도 공방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신영 기자 = 여야가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5∼7일)에서 격돌한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 차를 맞아 각종 정책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열리는 대정부질문이라 어느 때보다 여야 간의 치열한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특히 대정부 질문의 성패가 설 연휴의 '밥상 민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 여야의 '최정예 공격수'들이 출격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책들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과 사법개혁, 평창올림픽, 최저임금 인상, 가상화폐 대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야가 그동안 벌인 공방이 대정부질문에서도 그대로 집약적인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 與 "민생·개혁과제 추진" vs 野 "文정부 실정 부각"
4일 국회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은 5일 오후 2시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6일 경제, 7일 교육·사회·문화 순으로 이어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민생·개혁과제를 원활히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야당도 발목잡기식 반대가 아닌 민생법안 협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정부의 실적을 부각시키고 민생국회에 걸맞게 행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요청할 것은 요청할 것"이라고 "야당이 공격적으로 나서겠지만, 민생국회를 위해서는 야당도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에 맞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드러내면서 일방 독주를 저지하는 데 화력을 집중할 태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8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굴욕적 태도로 일관했고, 경제정책 등 민생과 직결되는 부분에서는 '실정'을 거듭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여공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질의자로 나설 전희경 대변인은 통화에서 "현 정부의 외교·안보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며 "남북관계에는 굴욕적으로 임하면서 한미동맹은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 정책의 부작용을 파헤치면서 대안 제시에 주력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관련 정책, 부동산 정책,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교육정책 등 부작용이 많은 정책을 만들어낸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개헌·사법개혁 격돌 예고…평창올림픽·안보도 공방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개헌은 대정부 질문에서도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소재다.
민주당은 최근 2차례 의총을 통해 개헌 당론을 마련한 기세를 몰아 이번 대정부 질문을 '국민 개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무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반대하는 한국당을 '반(反)개헌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동시에 '개헌 대 호헌'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며 한국당을 압박할 태세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정한 '4년 대통령 중임제'를 고리로 개헌의 진정성 문제를 제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질문자로 선정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통화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때문에 개헌 논의가 시작됐고 분권 필요성에 많은 의원이 동감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꺼내 드는 바람에 개헌 논의가 표류하게 된 것"이라며 "개헌에 대한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지방선거 때 개헌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권력구조 개편 없는 개헌은 '앙꼬없는 찐빵'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구제 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사법개혁특위의 본격적인 가동에 앞서 검찰, 경찰 등의 권력기관 개혁 문제도 대정부 질문에서 거론될 소재로 꼽힌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핵심 쟁점에 더해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불거진 검찰 개혁 문제를 놓고 여야의 기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와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과 함께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이 북한 체제 선전의 장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면서 올림픽 후의 안보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는 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국민의당도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실책'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권 원내수석부대표는 "평창올림픽 이후의 안보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예전에 외교정책 실패를 언급했을 때 이미 예상됐던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 최저임금·가상화폐 등 경제정책도 충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도 여야 충돌 지점이다.
민주당은 일단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사람 중심' 경제정책의 성과를 부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제 분야 질의자인 서영교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등 경제정책 기조의 성과에 대해 질의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과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등을 위한 보완 대책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가상화폐 대책과 강남 집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 대책의 중요성을 짚는 동시에 조속한 대안 마련도 강조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과 가상화폐 대책 혼선, 부동산 정책 논란 등을 조목조목 따질 방침이다.
경제 분야 질문자인 이장우 의원은 "현장에 나가보면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죽겠다는 소리가 나온다"며 "소상공인과 서민을 죽이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었던 가상화폐도 갈팡질팡하는 정책 때문에 애꿎은 청년들만 피해를 본 점을 꼬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과 오락가락한 가상화폐 대책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허점'을 파고들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대안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실업급여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밖에 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의 유연성, 사회안전망 구축은 물론 최근 화재 참사에 따른 안전대책도 대정부 질문에서 다뤄질 주요 이슈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도 대정부 질문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현 정부의 적폐청산이 공정성을 잃은 정치보복이라며 날선 비판을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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