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건당국 "뎅기열 백신, 아동 3명 죽음과 연관"

입력 2018-02-03 10:03
필리핀 보건당국 "뎅기열 백신, 아동 3명 죽음과 연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역효과가 우려되는 뎅기열 예방 백신 투여가 아동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필리핀 보건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뎅기열 백신 투약 후 사망한 아동 사례를 조사한 결과, 3건에서 '원인적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엔리케 도밍고 필리핀 보건부 차관은 "3명의 아동이 뎅기열 백신인 '뎅그박시아' 접종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백신 페일러'(vaccine failure)로 인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페일러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해당 질병이 발현되는 것을 말하며, 면역체계가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도밍고 차관은 이어 "이번에 발견된 사실은 보건국의 백신 접종 중단 결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일부 아이들에게서 효능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따라서 뎅그박시아는 아직 집단접종에 적합하지 않으며, 다른 부작용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3∼5년가량의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랑스 백신 업체 사노피파스퇴르는 자사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를 뎅기열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투약하면 뎅기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4월부터 80만 명의 아동에 대해 뎅기열 백신 접종을 한 필리핀은 사노피 측의 연구결과 발표 후 9세 이상 공립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뎅기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보건부는 마닐라와 중부, 남부 루손 지역에서 숨진 9∼11살 어린이 14명이 뎅그박시아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백신 접종과 아동 사망 간의 인과관계 규명 작업을 해왔다.

조사에 참여한 필리핀대학 종합병원 소속 소아과 의사인 줄리엔 시오-아귀라는 "아동 3명이 죽은 것과 뎅그박시아를 직접 연관 짓기 어려우므로 추가적인 연구를 제안했다"며 "어떤 백신도 100% 예방 성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뎅기열 감염자 중 사망 비율은 전 세계 평균의 6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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