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표적' 벗을 듯…한중, 상호진출기업 여건 개선키로
중국 측에 롯데, 車배터리 등 '사드 보복' 해결 요청
동북 3성에 양국 자유무역 시범구 설치…양국 경제장관 합의
(베이징=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롯데,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등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타깃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간 협력 채널을 만들어 그간 침체했던 관광을 활성화하고 동북 3성(省)에는 양국의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자유무역 시범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양국이 중점사업을 정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안도 추진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 주임(장관급)과 제15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한중 양국이 상호진출기업의 여건 개선에 합의했다고 기재부가 밝혔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1992년 8월 양국 수교 이후 열리던 차관급 회의를 1999년 12월 장관급으로 승격한 회의체다.
지난해 사드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2016년 5월 제14차 회의를 끝으로 한동안 열리지 못하다가 1년 9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측에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보조금 차별, 롯데월드 건설 중단과 마트매각 난항, 단체관광 제한, 금융기관 인허가 문제 등의 해결을 요청했다.
2016년 12월 시작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차별 정책은 지난해 10월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하게 된 롯데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중국 점포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는 등 한중정상회담 이후에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사드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단체 관광은 관계 회복 본격화에도 베이징시와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만 허용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양측은 서로의 국가에 진출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기업 활동 여건을 개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동계올림픽의 연속 개최를 계기로 양국 간 관광교류를 활성화하고 관광시장 발전을 위한 정부 간 협력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양국 기업 간의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기재부와 발개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중경제기술교류협의회(비즈니스포럼)도 연다.
지난해 3월 만기가 된 삼성과 발개위 간 MOU(양해각서)도 확대·개정해 다시 체결하기로 했다.
기존 우리 측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 측의 일대일로 연계 협력 MOU는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 협력으로 개정된다.
정부·연구기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 대화를 활성화하고 중점사업 리스트를 만들어 제3국의 공동진출과 금융지원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협력도 강화된다.
중국의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에 한중 국제협력·자유무역 시범구 설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발개위와 우리 측 북방경제위원회 간 국장급 실무 협의가 시작된다.
한국의 새만금 등 한중 산업협력단지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농촌 융복합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연수를 확대하는 안도 합의를 이뤘다.
소득주도·혁신성장 공동연구를 위해 기재부·KDI(한국개발연구원)와 중국 재정부·재정연구원이 참여하는 공동연구 작업반이 구성된다.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무대에서 양국 간 공조도 강화하고 녹색기후기금(GCF) 협력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상호 활동도 서로 지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북방경제위원회는 이번 회의가 끝난 뒤에도 중국 측 관계부처와 건설산업 협력, 문화관광산업 등에 대해 실무 논의를 할 계획이다.
다음 회의는 내년 중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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