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죽는 모습 볼 수 없어서"…살아있는 개 쓰레기봉투에 버려

입력 2018-02-02 16:54
수정 2018-02-02 17:33
"차마 죽는 모습 볼 수 없어서"…살아있는 개 쓰레기봉투에 버려

15년 넘게 키운 개 유기한 부녀 검거…경찰 "동물보호법 위반"



(천안=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15년 동안 기른 개를 산채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부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2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74)씨와 그의 딸(32)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부녀는 지난달 29일 0시께 천안시 동남구 한 쓰레기집하장에 살아있는 코카 스패니얼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녀는 이 개를 15년 넘게 기른 주인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개가 최근 들어 기력이 없고, 의식이 거의 없었다"며 "차마 개가 죽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살아있는 줄 알고도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A씨 부녀가 개를 버린 뒤 30분 정도 뒤에 행인이 쓰레기봉투에서 개 소리가 나는 것을 수상히 여겨 112에 신고했다.

개는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에 의해 구조됐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지난 1일 A씨 부녀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A 씨 부녀는 형편이 어려워 아픈 개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딸은 개를 버리고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개를 버리는 것은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개에 다른 학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A씨 부녀가 개가 살아있는 줄을 알고도 버렸기 때문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안동남경찰서 제공]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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