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에콰도르 스키선수 "남미 선수 중 최고 되겠다"

입력 2018-02-02 16:19
[올림픽] 에콰도르 스키선수 "남미 선수 중 최고 되겠다"

롤러스키로 훈련…융블룻, 사상 첫 동계올림픽 에콰도르 국가대표 '영광'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 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소한 주변 국가 선수들보다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에콰도르의 유일한 국가대표인 남자 크로스컨트리스키 클라우스 융블룻(38)은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멕시코판과 한 인터뷰에서 "평창에서 내 목표는 최고의 남미 선수 중 한 명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융블룻은 "콜롬비아, 브라질,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의 선수들과 경쟁한다"며 "국가를 대표하고, 그 어느 것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게 돼 무척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융블룻은 훗날 에콰도르 겨울 스포츠 역사의 개척자로 기록될 인물이다. 스키를 탄 지는 이제 겨우 5년 정도 됐고 국제 대회에는 2016년부터 나섰을 정도로 경력이 짧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에콰도르의 동계올림픽 참가는 더 미뤄졌을 것이다.

현재 호주 선샤인코스트대학(USC) 스포츠과학 박사과정생인 융블룻은 호주 현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2016년까지만 해도 에콰도르는 국제스키연맹과 연계가 없었기 때문에 누구든 에콰도르 대표로 국제 대회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에콰도르 올림픽위원회에 내가 에콰도르 스키연맹을 창설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고, 마침내 이를 해내 에콰도르 대표로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혼자 스키를 탄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른 이들이 스키에 발을 들일 때 가장 기초가 될 토대를 닦은 셈이다.



맨땅에서 연맹 창설에 나섰던 것처럼, 스키도 진짜 '맨땅'에서 연습했다.

조국은 무더운 나라 에콰도르이고 학업은 월간 평균 기온이 영상 9.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서 하다 보니 눈 덮인 스키장 찾기가 어려웠다.

융블룻은 바퀴 달린 스키인 '롤러 스키'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며 기량을 키웠다.

그는 "처음에는 눈 없이 훈련하는 것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지만, 내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며 "내리막 곡선 주로 연습이 가장 까다롭다. 오직 눈 위에서만 익힐 수 있는 부분이어서 연습이 가장 덜된 부분"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처음 스키를 시작했을 때를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꿈이 매우 멀어 보였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은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나는 마침내 해냈고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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