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눈 잦았던 남녘 제주도, 입춘에도 폭설 예보

입력 2018-02-02 16:08
올겨울 눈 잦았던 남녘 제주도, 입춘에도 폭설 예보

작년 12월 이후 19일 눈 관측…기상청 "2월 상순까지 추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올해 유독 제주도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아요. 해안 지역에까지 눈이 쌓이는 날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했는데…."

올겨울 제주에 한파와 함께 눈이 내리는 날이 많았다. 봄을 알리는 절기인 입춘에마저 폭설이 예보된 상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제주지방기상청) 지점의 눈 일수(눈, 소낙눈, 가루눈 등이 관측된 날)는 12일이다. 이 중 9일은 적설량을 기록할 정도로 눈이 내렸다.

지난 1월 10∼12일, 23∼24일, 28∼30일에는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눈이 내렸다. 제주의 최심신적설(해당 일에 눈이 새로 내려 가장 많이 쌓인 양)은 11일에 5.5㎝, 24일에 5.1㎝를 기록했다. 제주도 동부 성산에는 1월 11∼12일 눈 폭탄이 쏟아져 12일 오전 최고 22.5㎝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1월 눈 일수는 2011년(14일)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2011년에는 적설량을 기록한 날이 7일에 그쳐 올해보다 이틀이 적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1995년 1월에는 눈 일수가 13일이었지만 적설량을 기록한 날은 없었다.



제주에서는 겨울에 접어든 지난해 12월 5일 첫눈을 시작으로 12월에도 눈 일수가 7일을 기록하는 등 올겨울 들어 눈 일수가 현재까지 19일에 달한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제주에 눈 내린 날이 가장 많았던 겨울은 1967년 12월∼1968년 2월이다. 1967년 12월에 19일, 1968년 1월에 12일, 2월에 17일 등 석 달간 눈 일수가 48일에 달한다. 겨우내 절반 이상 눈이 관측된 것이다.

1944년 12월∼1945년 2월, 1962년 12월∼1963년 2월 기간에는 각각 40일의 눈 일수를 기록했다. 특히 1963년 1월에는 눈이 관측된 날이 24일에 달하며, 이 가운데 17일은 적설량이 기록됐다.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따뜻한 남녘으로 인식되는 제주도지만 3월에도 종종 눈이 내려 적설량을 기록하며, 1962년에는 4월에 눈이 관측된 날이 3일이나 됐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한 건 1984년이다. 제주 최심신적설 순위를 보면 1위는 1984년 1월 18일 13.9㎝며 2위 1959년 1월 17일 12.8㎝, 3위 2016년 1월 23일 12㎝, 4위 1960년 12월 30일 10.7㎝, 5위 1966년 2월 6일 10.2㎝ 등이다.

3위 기록이 경신된 2016년 1월 23일 전후로는 강력한 한파와 함께 폭설이 쏟아져 섬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때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수일간 중단되고 바닷길마저 풍랑에 막히는 등 '폭설 대란'이 빚어졌다.

지난 1월에도 2016년 폭설만큼은 아니지만 쌓인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또 눈이 내리는 등 예년보다 잦은 눈 날씨가 나타나 '눈이 지겹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중산간은 물론 해안 지역에까지 눈이 내리면서 시내 도로와 골목까지 얼어붙어 출·퇴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고, 어린이집이나 학원 차량이 운행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은 경우도 많았다.

제주공항에서는 지난달 11일 폭설과 한파 속에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활주로 제설작업을 위해 활주로 운영을 한동안 중단해야 했다. 이로 인해 항공편 결항, 회항, 지연 운항이 속출했다.

도내 골프장들은 지속적인 폭설과 한파로 지난달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했고,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역에 있는 제주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장내 코스에 눈이 쌓이고 노면이 얼어붙어 기능시험 일정 취소가 속출했다.



여기에 봄으로 접어드는 절기인 입춘(4일) 전후로 또 폭설이 예보돼 도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3일 오후부터 4일까지 제주 전역에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3일 밤을 기해서는 제주도 산지에 대설 예비특보가 발표됐다.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 10∼40㎝, 산지를 제외한 지역 3∼8㎝다.

3일 오전을 기해 남부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강풍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기온도 떨어져 매우 추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 기간 중산간은 물론 해안 지역에도 눈이 쌓이는 곳이 많겠으니 각종 안전사고에 유의하고, 항공교통에 불편이 예상되니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2월 상순까지는 추위가 나타나다가 2월 중순부터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ato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