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헌법에 길 잃은 '세종시 행정수도' 14년 만에 본궤도 올라(종합)
여당 의원총회서 개헌안 논의…정부부처 추가이전 구체화
국회 분원 설치도 탄력 전망…"행정수도 청신호 켜졌다"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2004년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한차례 발목 잡혔던 세종시 행정수도가 14년 만에 정상 궤도 길목에 올랐다.
개헌안에 행정수도를 담는 안이 여당 당론으로 사실상 확정된 데 이어 수도권에 남았던 정부부처 이전도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과 세종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에서 의원총회(의총)를 열어 헌법 130조 중 90여 개 조항을 수정하거나 신설하는 개헌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의총에서 정부형태 등에 대한 가닥을 잡고 당론을 사실상 확정했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개헌안에 행정수도 조항을 삽입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행정수도 논리를 개헌안에 담기로 했다"며 "행정수도는 세종시라는 방향이 개헌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 로드맵도 발표됐다.
두 부처는 내년까지 민간건물을 임대해 옮겨오고서 2021년께 완공되는 신청사로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수도와 관련한 정부와 여당 스탠스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던 세종시 지역 사회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로 전날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수도'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하는 여론을 형성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기본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지난 대선에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행정수도 개헌 추진 약속이 이날 분명하게 확약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역시 "시민 모두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언급을 기다렸는데 개헌이란 표현 대신 뜬금없이 지방분권 개헌만 강조했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정부와 여당에서 행정수도 완성으로 볼 수 있는 밑그림을 내놓으면서 다소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날 논평을 내 "행정수도 완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행정수도 개헌, 지방분권 강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려는 집권여당 결단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국회 분원 설치와 관련한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올해 국회사무처 예산에 국회 분원 건립비로 명시해 2억원이 배정된 데 이어 향후 추가 비용 편성에 대한 별다른 걸림돌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과 접촉하며 행정수도 개헌안 마련과 조속한 정부부처 이전을 요청했다"며 "이제 실천만 남은 만큼 앞으로도 중앙부처 등과 긴밀히 협의하며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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