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이에요" 터키공습에 쿠르드 민간인 동굴생활

입력 2018-02-02 11:14
"집단학살이에요" 터키공습에 쿠르드 민간인 동굴생활

미국 CNN방송 두려움에 떠는 주민들 참상 상세히 다뤄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어두운 동굴에서 담요를 두른 채 떨고 있다. 폭격을 맞은 건물 지하에 숨어지내며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들도 있다."

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터키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두려움에 떠는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 아프린 주민들이 지하로 숨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에 따르면 터키군의 공격으로 아프린 주민 약 1만6천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폭격으로 상점이 있던 곳에는 큰 구멍이 생겼고, 거리에는 건물 잔해와 찌그러진 차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CNN 화면에 잡혔다.





10살짜리 꼬마는 "지난 5일간 비행기에서 미사일과 폭탄이 떨어졌고 집이 파괴돼 오두막에서 살고 있다"면서 "아빠가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의 엄마는 "이건 대량 학살"이라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국제사회에 민간인을 죽이는 공습과 전쟁을 중지시켜달라는 우리의 호소를 전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프린 병원의 총괄 책임자는 "부상자들이 넘쳐나 의료 물품이 소진돼 간다"면서 "수술실도 꽉 찼고, 숨진 민간인들이 넘쳐난다"고 참상을 전했다.

폭격으로 아빠를 잃은 뒤 엄마, 오빠들과 동굴에서 사는 한 소녀는 "여기는 너무 어둡다"면서 "공습이 계속돼 너무 시끄럽고 정말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 소녀는 "우리는 그냥 애들일 뿐인데 뭘 잘못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지역 당국이 주민들의 이주를 막고 있는 가운데 폭격으로 구호단체의 어린이 보호 서비스가 중단됐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작전명, 올리브가지)을 시작하면서 대규모 공습과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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