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 속 옛 남영동 대공분실 일요일도 개방
개봉 후 방문객 급증…주말엔 해설프로그램도 마련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로 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경찰이 일요일에도 시설을 개방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오는 4일부터 매주 일요일에도 센터를 추가로 개방한다고 2일 밝혔다. 개방 시간대는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까지다. 다만 평일 공휴일과 설·추석 연휴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1월 서울대생이던 박 열사가 경찰 조사를 받다 고문 끝에 숨진 곳이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경찰청 인권센터로 탈바꿈한 이곳에는 박 열사가 고문받던 공간인 509호 조사실이 보존돼 남아 있다. 박 열사의 유품, 1980년대 당시 시대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 언론보도 자료 등이 전시된 박종철기념관도 운영된다.
경찰은 애초 평일에만 센터를 개방하다 지난해 7월부터 토요일에도 추가 개방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지난해 한 해 22.4명이었으나 '1987' 개봉 후인 올 1월에는 103명으로 크게 늘어 영화의 인기를 반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1987' 흥행으로 센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면서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시민단체와 협업해 90분 분량의 주말 해설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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