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파울러, 모자에 어린이 사진 붙이고 경기한 사연

입력 2018-02-02 09:19
PGA투어 파울러, 모자에 어린이 사진 붙이고 경기한 사연

지난달 세상 뜬 7살 팬 추모…5년 전부터 열성팬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인기 스타 리키 파울러(미국)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피닉스오픈 1라운드에서 모자에 어린이 사진 한 장을 붙인 채 경기했다.

손바닥 크기의 사진의 주인공은 지난달 23일 선천성 호흡기 질환으로 7살의 나이로 세상을 뜬 그리핀 코넬이다.

파울러는 코넬을 1호팬'으로 불렀다. 코넬은 5년 전 이 대회에서 처음 파울러와 만났고 열성 팬이 됐다.

팬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기로는 PGA투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파울러는 이 꼬마팬과 금세 친구가 됐다.

파울러는 "미스샷을 날린 뒤에도 코넬의 얼굴을 보면 위안을 받았다"면서 "잘 치든 못 치든 코넬은 항상 나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스코츠데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코넬은 해마다 피닉스오픈을 고대했다. 파울러의 경기를 눈앞에서 볼 유일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코넬은 이번 피닉스오픈 개막을 1주일 앞두고 세상을 떴다. 파울러는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티오프를 앞두고 파울러는 코넬의 아버지를 만났다.

코넬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건네받은 그는 모자에 핀으로 사진을 붙였다.

푸마 로고 바로 옆자리였다. 누가 봐도 눈에 띄었다.

파울러는 "그리핀, 너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어! 넌 언제나 우리 팀이야!"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파울러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현지 시각 오전에 경기를 시작한 그는 공동 선두로 라운드를 마쳤다.

2016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1호팬' 코넬의 영전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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