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냉해로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생산 '반토막'
늦봄에 때아닌 한파…한 해 전보다 생산량 40% 줄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세계적인 고급 포도주 산지인 보르도 지방의 와인 생산량이 거의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보르도와인협회에 따르면 작년 이 지역의 와인 생산량은 350만 헥토리터로 1년 전보다 40%가 줄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특히 고급 와인 산지인 생테밀리옹 코뮌의 포도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일부 양조장(샤토·Chateau)들은 생산량이 한해 전보다 80∼90%가 줄면서 보르도는 1945년 이래 와인 생산량이 최저로 떨어졌다.
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 지방은 대서양과 인접하고 프랑스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큰 강과 지류들로 무역이 발달하고, 기후조건이 좋아 포도 재배에 최적지로 평가된다.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에서도 최고급 와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보르도 지역의 와인 생산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작년 봄의 냉해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보르도, 샹파뉴, 부르고뉴 지방 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에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닥쳐 포도나무 싹이 대거 냉해를 입었다.
4월 전까지 양호한 날씨 덕에 포도 싹들이 예년보다 3주가량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늦봄에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상대적으로 일찍 자란 싹들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포도 농가들은 한파로부터 포도를 보호하기 위해 포도원에 촛불과 난방기, 헬리콥터를 이용한 바람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생산량 급감을 겪은 것은 프랑스만이 아니다. 파리에 있는 국제포도와인기구(OIV)가 지난해 10월 말 전망을 보면, 작년의 연간 와인생산량은 전년도보다 이탈리아 23%, 프랑스 19%, 스페인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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