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창백한 말·금색기계·백설공주 살인사건

입력 2018-02-01 16:48
[신간] 창백한 말·금색기계·백설공주 살인사건

레오나: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다이스맨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창백한 말 = 좀비로 인한 세상의 종말을 주제로 '황금가지'가 주최해온 'ZA(Zombie Apocalypse) 문학 공모전' 제6회 수상작이다. 최민호 작가의 작품으로, 이 공모전에서 장편으로는 처음으로 당선됐다.

좀비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어느 정도 국가의 체제를 복구했으나, 바이러스 '보유자'와 '면역자'의 세계로 양분된 한국을 무대로 한다. 면역자는 바이러스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 보유자는 약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이야기는 좀비로 변이하는 것을 억제하는 '휴머넥스'를 제조하는 구인제약 관련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빈부 격차, 거대 기업의 비리 등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근미래의 지옥도로 보여준다.

324쪽. 1만2천원.



▲ 금색기계 = 일본 작가 쓰네카와 고타로의 장편소설로 제6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환상의 존재와 인간이 공존하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범상치 않은 운명을 가진 사람들의 신비한 이야기를 그렸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손을 가진 소녀와 타인의 살의를 볼 수 있는 소년, 충격적인 비밀을 안고 있는 유능한 도신(에도시대 경찰), 신으로 칭송받는 불가사의한 존재 '금색님' 등이 흥미로운 사건들에 얽혀 촘촘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김은모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464쪽. 1만4천원.



▲ 백설공주 살인사건 = 일본의 인기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2014년작이다.

작가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불편한 진실을 신랄하게 드러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야미스('읽고 나면 불편한 감정이 드는 미스터리'를 뜻하는 조어)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 소설은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는 미모의 여사원이 살해되는 사건에 유력한 용의자로 피해자의 입사 동기인 여직원이 떠오르면서 SNS 등을 통해 신상털기와 온갖 억측이 자행되는 상황을 그린다.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자신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단정하고 자기중심적인 기억과 주관에 따라 해석하는 속성을 꼬집는다.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영화로도 연출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김난주 옮김. 재인. 320쪽. 1만4천800원.





▲ 레오나: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 북유럽 스릴러 문학계의 새로운 기대주로 꼽히는 스웨덴 작가 제니 롱느뷔의 장편소설이다. '레오나' 시리즈의 첫 편인 '레오나: 주사위는 던져졌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다.

아들의 사망, 남편과의 이혼으로 아픔을 겪은 레오나가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려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한다.

박여명 옮김. 한스미디어. 576쪽. 1만5천800원.



▲ 다이스맨 = 미국 소설가 루크 라인하트의 대표작이다.

작가가 1965년부터 5년여에 걸쳐 집필한 소설로, 출간 초기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져 세계 60여개국에 번역 출간돼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소설의 주인공 '루크 라인하트'는 지루하고 무의미한 일상에 지친 어느 날 앞으로 인생에서 모든 선택을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결과에 따르겠다고 결심한다. 루크의 주사위는 일종의 종교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데, 이를 신봉하는 '주사위족'은 사회 통념상 허락되지 않은 행위도 거침없이 저지른다. 작가는 옮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잣대가 자유롭고 창의적 인간을 말살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승욱 옮김. 비채. 554쪽. 1만4천800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