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의원 "아베, 평창행 내키지 않는듯…독감 핑계도 방법"

입력 2018-02-01 11:15
日여당 의원 "아베, 평창행 내키지 않는듯…독감 핑계도 방법"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여당의원이 국회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독감에 걸려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해 논란을 빚었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자민당 우토 다카시(宇都隆史·44) 의원은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총리의 평창 방문과 관련해 "총리를 보고 있으면 정말 가고 싶지 않은 것이 느껴진다"며 "독감(인플루엔자)도 유행하고 있는데 (독감에) 걸리는 방법도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위험한 지역에 가는 것이니 신변경호 등을 포함해 만전을 기해 무사하게 돌아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우토 의원의 발언은 아베 총리가 평창에 가긴 하지만 마지못해 가는 것이라는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평창행(行)에 대한 우익들의 비판을 달래기 위해 나온 '짜고치기식'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우토 의원은 자위관 출신 2기(2선) 의원으로 일본 내에서 지명도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날 발언은 아베 총리에 대한 질의 시간에 나왔지만, 답변을 요구하지 않아 이와 관련한 아베 총리의 대답은 없었다.

우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야권에서는 부적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진당의 오오쓰카 고헤이(大塚耕平) 대표는 "도대체 무슨 말인가. 여당이 상당히 느슨해져 있다"고 지적했으며 희망의 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공공의 장소에서 총리에게 꾀병을 제안하는 여당의 수준에 대해 질렸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24일 장고 끝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자민당 내 일부 우익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돌출됐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에 가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언하겠다고 말하며 우익들을 달랬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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