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 "먹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입력 2018-02-01 09:58
수정 2018-02-01 11:22
[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 "먹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봅슬레이 입문 후 20㎏ 찌워…평창 목표 '톱10' 향해 마지막 담금질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은 최근 몇 년 사이 '썰매 불모지'에서 '썰매 강국'으로 변신했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도전한다.

남자 스켈레톤(윤성빈)과 남자 봅슬레이 2인승(원윤종-서영우)은 금메달, 남자 봅슬레이 4인승(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은 동메달을 목표로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여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의 김유란(26·강원BS경기연맹)-김민성(24·동아대) 조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이들은 유망주들이 대거 출전하는 북미컵에서 올 시즌 랭킹 1위를 거머쥐었지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랭킹에서는 23위에 머물렀다.

이번 올림픽의 현실적인 목표는 '톱10'이다.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유란은 "세계 최정상 선수들과 격차가 나긴 하지만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며 "우리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가온 평창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유란과 김민성은 동아대 선후배 사이지만 봅슬레이 입문 이후 서로를 알게 됐고, 얼마 뒤인 2015년 1월부터 호흡을 맞췄다.

썰매를 조종하는 역할인 '파일럿' 김유란은 육상 허들 선수 출신이고, 출발할 때 썰매를 밀고 주행을 마치면 썰매를 멈추는 역할인 '브레이크맨' 김민성은 일반 체대생이었다.

둘은 스승의 추천으로 봅슬레이라는 낯선 종목에 도전했고,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영광까지 안았다.

김민성은 세계 정상의 선수들로 거듭난 원윤종-서영우를 떠올리며 "우리가 오빠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며 "우린 시작한 지 상대적으로 얼마 안 됐다. 오빠들처럼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선수는 3년 조금 넘는 기간 썰매를 타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의외로 '먹는 거'를 꼽았다.

썰매 종목은 선수와 썰매를 합한 무게가 한도 이내에서 많이 나갈수록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김유란은 "봅슬레이를 시작한 후 20㎏ 가까이 찌웠다"며 "일어나면 먹고, 자기 전에도 먹는 생활을 반복했다"며 웃었다.

선수들은 그동안 오전 10시에 고강도 훈련을 시작했다. 아침 식사만으로는 강도 높은 운동을 버텨내기 힘들어 전날 밤 자기 전에 빵이나 떡, 닭가슴살 등을 섭취했다.

대표팀의 이용 총감독은 "맛도 없는 음식을 계속해서 먹다 보니 선수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며 "몸무게를 늘리는 과정에서 고강도 운동까지 하니 발목, 허리, 무릎 부상이 잇따랐다"고 힘들었던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이어 "그렇게 고생해서 준비한 결과 어느덧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실수만 줄이면 평창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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