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외야수' 호잉 "슬럼프 땐 기습번트로"

입력 2018-02-01 08:11
'한화 새 외야수' 호잉 "슬럼프 땐 기습번트로"

자신감 있는 자기소개 "수비 강하고 홈런과 도루에 모두 능하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슬럼프에 빠지면 기습번트를 대고 출루해 도루할 겁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29)은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기습번트'를 화두에 올렸다.

한화가 원하는 답이었다.

1월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호잉은 "나는 외야 수비에 능하고 홈런과 도루를 모두 할 수 있다"며 "번트도 잘한다.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 기습번트로 출루해서 도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호잉의 다양한 재능에 주목했다.

지난해 12월 호잉을 70만 달러에 영입하며 구단은 "중견수 수비에 능하고 코너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외야 자원으로 빠른 발과 탁월한 타구판단으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며 "타석에서는 2루타 생산 능력을 갖춘 우투좌타의 중장거리 타자로, 빠른 주력과 우수한 베이스러닝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화는 '느림보 팀'이다. 지난해 팀 도루 64개로 이 부문 9위에 그쳤다.

특히 외야에 발이 느린 선수가 많다. 준족 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지면 외야 수비 폭이 크게 줄었다.

한화는 거포 윌린 로사리오(한신 타이거스)와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발 빠르고 수비에 능한 호잉에게 공을 들였다.

호잉의 영입으로 한화는 '속도'를 얻었다.



한화는 호잉이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처럼 자리 잡길 기대한다.

버나디나는 지난해 타율 0.320, 27홈런, 32도루를 올렸다.

호잉은 "버나디나를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상대 팀 선수로 만난 적이 있다"며 "나도 홈런, 도루 등 여러 가지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했다.

호잉은 2016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2017년에도 빅리그를 경험했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6·텍사스)와 함께 출전한 적도 있어 많은 국내 팬이 호잉의 이름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호잉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지 못했다. 2시즌 동안 빅리그 성적은 74경기 타율 0.220(118타수 26안타), 1홈런, 7타점, 4도루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는 8시즌 동안 타율 0.320(3천391타수 875안타), 111홈런, 434타점, 128도루를 올렸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20홈런·20도루가 가능한 타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잉은 "추신수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라고 얘기했다. KBO리그 투수 영상을 보며 많이 공부하고 있다"며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나는 배우는 걸 즐긴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호잉을 바라보는 한화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도 곱다. 그만큼 호잉에 대한 기대가 크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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