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0명 중 6명 "평소 업무량 과도…인력부족이 원인"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생활 실태조사'…승진·보수 적정성에 부정적 의견 많아
38.2% "민간보다 역량 우수"…입법부 행정직 48.1% "의사결정서 배제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공무원 10명 중 6명은 평소 업무량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인력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작년 8∼9월 46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지방자치단체 소속 일반직 공무원 3천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소 업무량이 '매우 많은 수준(13.8%)'이거나 '많은 수준(45.7%)'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59.5%였다.
반면 업무가 '매우 적은 수준(0.2%)'이라거나 '적은 수준(1.6%)'이라는 답은 1.8% 그쳤다. 나머지 38.7%는 자신의 업무량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평소 업무량이 많은 이유로 52.1%가 '소속 부서의 인력부족'을 들었다. 이어 '과도한 업무할당'(25.6%), '타부서·기관과 업무협의 과다'(11.1%), '자신의 역량부족(업무숙련도)'(5.1%), '비합리적인 업무 마감기한'(3.1%) 순으로 나타났다.
근무환경에 대해 '매우 만족'·'만족'이라는 응답자는 34.4%로, '매우 불만족'·'불만족'이라고 답한 사람(26.8%)보다 많았다.
하지만 조직 내 '승진 공정성'을 묻는 말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공무원이 30.3%로, 긍정적인 답(23.5%)보다 많았다.
'보수의 적정성'에 관한 질의에도 부정적인 답(29.6%)이 긍정적인 답(21.4%)을 웃돌았다.
승진의 공정성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공무원 비율은 2015년 36.2%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27.1%. 2017년 21.4%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여성의 고위직 승진이 어렵다'라는 의견에는 39.8%가 '전혀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매우 그렇다'·'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20.1%)보다 19.7%포인트 많았다.
민간 기업 직원과 비교한 업무역량 정도를 묻는 말에는 38.2%가 민간 기업보다 역량이 우수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대되는 응답은 9.4%에 그쳤다.
본인의 업무 전문성이 높다고 답한 공무원은 2016년 39.2%에서 2017년 45.4%로 6.2%포인트 상승했다.
공무원의 업무 전문성 저해요인으로는 '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인사이동'을 꼽은 응답자가 46%였다. 공직 전문성 강화 방안으로는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기회 확대'가 6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공무원 부정부패 정도를 묻는 질의에는 83.3%가 '매우 덜하다'·'덜한 편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정부패가 '매우 심하다'·'심한 편이다'라고 답한 공무원은 0.9%에 불과했다.
실태조사를 담당한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결과보고서에서 "직무 분석을 통해 절대적인 업무량 감소와 더불어 효율적으로 업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교육훈련 기회 확대, 적재적소·공정한 인사를 위한 인식 개선, 여성 고위직 승진에 대한 공무원 내 인식차 감소 노력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와 함께 처음으로 실시된 '입법부 공직생활 인식조사'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원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아 향후 입법부 공직사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정연구회가 작년 9월부터 한 달간 국회사무처 등 국회 소속기관 행정직 공무원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48.1%는 '전혀 그렇지 않다'거나 '그렇지 않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매우 그렇다'·'그렇다'라는 의견은 11.0%에 불과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보통이다'라는 답은 40.9%였다.
'승진 요인'과 관련해서는 '상관·동료·부하의 평판'이라고 꼽은 경우가 62.6%로 가장 많았다. '업무수행 실적'(49.0%), '업무수행 태도'(39.4%) 등 업무역량과 관련된 요인은 이보다 낮았다. '상관에 대한 충성도'라는 답도 30.9%를 나타냈다.
두 조사 결과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행정연구원이 주관하는 '신뢰받는 공직사회' 세미나에서 발표된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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