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야당들 '대선 보이콧' 촉구…"자유선거 의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올해 3월 치러질 이집트 대통령 선거의 후보 신청이 마감된 가운데 야권에서는 선거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개혁개발당을 비롯한 이집트 내 8개 야당과 야권 인사 약 150명은 전날 대선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유권자들에게도 '대선 보이콧'을 호소했다.
이들 야당은 작년 12월 '민주시민운동'이라는 연합체를 출범했고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날 '집에 머물러라'(stay at home)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특히 2014년 대선 당시 현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함께 출마했던 좌파 정치인 함딘 사바히가 동참했다.
사바히는 "자유로운 투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선거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엘시시 대통령은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욕심과 오만으로 나라를 난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2012년 대선에 출마했던 이슬람학자 압델 모네임 아볼포토 등 야권 인사 5명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이집트 국민에게 '대선 보이콧'을 촉구했다.
최근 사미 아난 전 이집트 육군참모총장이 군당국에 체포되는 등 잠재적인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퇴출당하면서 불공정 논란이 제기됐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가 29일 대선 후보 접수를 마감한 결과, 엘시시 대통령과 무사 무스타파 무사 '알가드(내일)당' 대표 등 2명만 신청했다.
특히 무사 대표는 이집트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고 얼마 전까지 엘시시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3월 26∼28일 실시될 대선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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