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차관 "강남 집값에 의문의 1패? 전쟁한 적도 없다"(종합)
손병석 차관 "재건축부담금, 현 수준 또는 더 올라갈 확률 80∼90%"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국토교통부 차관이 서울 강남 집값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부가 특정 지역의 집값에 대해 전쟁 수준으로 부딪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현 상황이 사실과 너무 다르다는 주장이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31일 국토부 새해 업무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손 차관은 "일부에서 '정부가 강남 집값과 전쟁에 나섰다', '강남 때리기'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데 정부로선 특정 지역과 싸울 이유가 없다"며 "정부는 강남과 전쟁에 나선 적이 없는데, 그렇게 비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주택정책은 주거복지와 시장안정인데, 이제는 주거복지가 먼저이고 시장안정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점점 줄어들어 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른바 '의문의 1패'를 당했다"고도 했다.
의문의 1패라는 말은 딱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교로운 상황 때문에 엉뚱하게 체면을 구기는 상황을 빗댄 신조어다.
강남과 전쟁을 하지도 않았는데, 일부에선 정부가 강남과 전쟁에서 졌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손 차관은 최근 강남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상액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재건축 부담금 예상액 발표를 두고 강남 재건축 시장 투자 수요를 꺾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는 "작년 말 가장 큰 고민을 한 대목이 재건축 부담금을 어떻게 안착시키느냐였다"며 "늦어도 5월 말이면 통보가 나가는데 시장에서는 관심이 없고 조합 등에서 언급하는 예상액도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보를 받기 전 재건축 아파트를 샀다가 나중에 실제 부담금 액수가 나왔을 때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사례가 생기면서 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예상액을 계산해 공개한 것일 뿐, 강남 재건축 때리기를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손 차관은 "강남 재건축 부담금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계산한 측면이 있다"며 "80~90% 확률로 지금 현재 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 집값이 오른 데 자율형사립고·특목고 학생 우선 선발권 폐지 등의 교육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차관은 "그렇다면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전세시장은 매우 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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