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신간 '재즈 잇 업'
남무성 작가, 15년 만에 개정판 발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대중음악 감상의 마지막은 재즈라고들 한다. 관악기 위주의 구성과 불규칙한 리듬, 자유로운 즉흥연주 등 재즈의 특징이 초심자에겐 높은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재즈 평론가 출신인 남무성 작가의 활약은 주목할 만하다. 재즈의 발생지 미국은 물론 만화왕국인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만화로 그린 재즈 역사책을 2003년 펴낸 것. 출간 첫해 대한민국만화대상을 휩쓴 이 책은 일본, 대만에 수출되며 국내외 수많은 사람을 재즈에 입문시키는 다리 역할을 했다.
수년 전 절판됐던 책이 새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제목은 그대로 '재즈 잇 업'(Jazz It Up)이다. 15년 만의 개정판인 만큼 그림의 70%를 다시 그렸고, 기존에 출간된 1∼2권을 합본했다. 재즈 뮤지션에 대한 음악적 평가와 그들의 주요 작품을 조명하는 페이지 등 새로운 콘텐츠도 추가했다.
책은 500페이지라는 한정된 분량에서 재즈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다룬다.
먼저 20세기 이전 흑인 노예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던 노동요가 어떻게 재즈로 발전하는지 짚으며 막을 올린다.
이어 스윙, 비밥, 쿨재즈, 하드 밥, 프리 재즈, 퓨전 재즈, 재즈록, 재즈 삼바, 컨템퍼러리 재즈 등 다양한 스타일이 흥망성쇠 하는 과정을 시대적 맥락과 연결해 보여준다.
3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그린 대목은 절로 이들의 노래를 찾아 듣게 한다.
특히 남 작가 특유의 유머는 강력한 무기다. 친근한 구어체와 코믹한 상황 설정 덕분에 음악 이론을 설명하는 장도 술술 읽힌다.
남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재즈는 아는 만큼 들리는 음악이다. 그만의 배경과 정서를 이해하며 감상하는 게 좋다. 뭐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는다면 도리가 없지만, 내 생각에 재즈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추천사에서 "재즈라는 어려운 방정식을 이렇듯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니"라고 감탄했고, 뮤지션 웅산은 "그야말로 맛있는 재즈 이야기"라고 말했다.
서해문집. 511쪽. 2만7천원.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