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유족協 "사망경위 밝혀야…시민 분열은 안 돼"
운영위원 5명 선출 "송전탑 문제로 반목 겪었다…참사 재발도 막아야"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9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유족들이 유족협의회를 만들어 사고 수습에 나선다.
유족들은 합동분향소가 있는 밀양문화체육관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모임을 열어 김승환(61) 씨 등 5명을 공동 운영위원으로 선출했다.
밀양시에서 34년째 사는 김승환 씨는 입원 환자였던 고 이유기(90·여)씨 사위다.
유족협의회는 화재 후 6일만인 31일 장례가 모두 끝난 만큼 앞으로는 유족들의 뜻을 모아 이번 사고가 잘 마무리되도록 정부, 밀양시 등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부 연락이 되지 않거나 장례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유족을 제외한 33명의 유족이 협의회에 참여했다.
공동 운영위원인 김 씨는 유가족협의회 1차 목표는 돌아가신 분들의 사망경위를 제대로 밝혀 유족들의 정신적 충격을 다독이고 사고를 원만하게 수습하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와 함께 "더는 제천참사, 밀양참사 같은 대형 화재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유족들의 공통된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 참사를 극복하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유족들이 제시했다"고 전했다.
유족협의회는 전날 합동분향소를 찾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도 만나 소방법 등 안전규제를 강화해 사회적 참사로 인한 희생자 발생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는 몇 년 전 밀양주민들이 겪었던 갈등이 이번에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양은 도시 전체가 송전탑 건설 문제로 찬반 주민들끼리 반목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이번 참사가 밀양시민들을 또다시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든 유족들 바람이다"고 전했다.
유가족협의회는 합동 위령제가 열리는 2월 3일 모든 유족이 모인 가운데 앞으로의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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