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조업 품질전문가 태부족…"수요 늘지만 양성에 시간걸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지난해 고베제강소, 도레이 등의 품질조작과 닛산의 무자격 검사 등이 이어진 뒤 일본 제조업체 품질관리가 강화됐지만, 품질관리 전문가는 태부족한 상태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7년 일본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44년 만에 최고로 높았다고 후생노동성이 발표했다. 그 가운데 특히 품질관리 전문가가 부족했다.
회사들이 품질관리 체제 강화를 서두르면서 전문가 수요는 늘어나는데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으로 인재는 고갈 상태다. 그런데 경험이 필요한 분야일수록 젊은 전문가 육성에 시간이 걸린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7년 12월 유효구인배율을 분야별로 보면 전문가는 일제히 부족했다. 제품검사 담당자 가운데 금속은 2.37배, 비금속 분야는 2.79배다. 기계검사도 2.12배였다.
모두 비교할 수 있는 통계가 남아 있는 2012년 3월 조사 이래 최고다. 인력 쟁탈이 빚어지며 전직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 작년 12월 품질관리·보증 경험자 전직 구인 배율은 1.35배였다.
3년 전보다 0.31포인트 올라갔다. 12월로만 하면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다.
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체 수요가 두드러졌다. 닛산자동차나 고베제강소 등에서 잇따른 품질관리 스캔들이 배경에 있다고 해석됐다. 기술자는 비교적 길게 일할 수 있는 30∼40대 수요가 강했다.
일본 제조업체는 출하 전 상품 검사에서 불량품을 가려내고 시장에 출하한 뒤 문제가 생기면 보상 등으로 신속히 대응해 왔다. 그런데 품질관리 전문가 부족은 그러한 제조업의 토대를 흔든다.
만성적인 일손부족을 초래하기 쉬운 구조문제도 지적됐다. 우선 시니어층의 정년퇴임이다. 고도경제기에 현장에서 시스템이나 작업 기술을 구축한 60대 전문가들이 속속 정년퇴직한다.
대학연구도 정체됐다. 분쿄대학 오사다 히로시 교수는 "국립대 공학부에서 품질관리를 배울 연구체제가 미정착했다"면서 "기업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긴 것도 학문으로서 품질관리를 약화했다"고 말했다.기업 자체 전문가 육성도 미약하다. 도요타자동차는 품질관리 인재를 육성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갖추고 검사 강의나 실기훈련을 하지만 자체 육성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은 극히 일부다.
2015년도 품질관리 교육 투자가 "매출의 0.01% 미만에 머문다"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 37%였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였다. 2006년도의 21.4%에 비해 많이 후퇴한 것이다.
오사다 교수는 "품질관리 부문도 인공지능(AI) 등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불가결하다. 경험이 중요한 전문가 육성을 병행해 품질관리 태세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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