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맥주 파는 경기장…"흥겨운 관중에 적응해야"

입력 2018-01-31 11:06
[올림픽] 맥주 파는 경기장…"흥겨운 관중에 적응해야"

캐나다 컬링 금메달리스트들 '소음 조심' 조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은 국내 야구장처럼 맥주를 판매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 경기장 관중 매점에서 맥주를 플라스틱 잔에 담아 판매한다고 31일 밝혔다.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흥분된 분위기에서 경기하게 된다.

전 세계의 축제이자 각 나라의 명예가 걸린 올림픽이라는 것만으로도 더욱 열정적인 응원전이 펼쳐진다.

여기에 맥주가 관중의 흥을 돋아줄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에 얼마나 적응하고, 즐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시끄러운 분위기 적응'을 이번 올림픽 최대 과제로 꼽았다.

레이철 호먼 스킵이 이끄는 캐나다 여자컬링팀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호먼 팀은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컬링 강국' 캐나다의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컬링 종목의 각종 국제대회와 투어 대회를 휩쓸었지만, 종합대회는 '캐나다 윈터 게임스' 정도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컬링 금메달을 딴 브래드 제이콥스 팀과 여자컬링 금메달을 딴 제니퍼 존스 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앨버탄 셰릴 버나드 팀에게 비결을 물었다.

이들은 모두 "올림픽은, 시끄럽다"는 점을 주지했다.

컬링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기 때문에 관중석이 꽉 차고, 소음이 끊임없다는 것이다.



호먼은 캐나다 지역지 '오타와 시티즌' 인터뷰에서 "관건은 적응"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것과 다른 소통방식을 연습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 대한 최고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경기장에서 맥주를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금 바꿀 것이다. 사람들이 맥주 한두 잔을 마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맥주 판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호먼은 "컬링에는 아주 좋은 일이다. 더 많은 사람이 컬링장에 오고, 더욱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컬링 경기장에서 맥주를 파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국내법 문제로 경기장 내 음주가 금지됐지만,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았다는 것이다. 또 컬링의 인기가 높은 캐나다에서도 컬링대회에서 맥주를 판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경계하는 것은 '분위기'다.

호먼 팀의 세컨드인 조앤 코트니는 어린 학생들이 대거 관람하는 스코티스 토너먼트의 낮 경기를 떠올리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늘 그 대회에서 '올림픽 관중이 이럴 거야'라고 예상하고는 했다"고 말했다.

호먼 팀은 현지시간으로 다음 달 3일 캐나다에서 출국한다. 일단 일본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5∼7일까지 훈련을 하고, 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8일 평창에 입성한다.

15일 첫 경기 상대는 바로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한국 팀이다.



한국 컬링 대표팀도 올림픽 관중석의 소음 문제를 수차례 걱정해왔다.

대표팀이 올림픽 컬링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에서 국제대회를 열어 실전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한 이유도 올림픽 관중석에서 나올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소음에 적응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톤을 던질 때처럼 집중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관중석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컬링 관람 매너가 있다.

그 외 환상적인 샷이 나왔을 때, 열심히 스위핑 동작을 해야 할 때, 분위기가 반전됐거나 반전이 필요할 때 등에 나오는 힘찬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을 준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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