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美정부·페북 협공에 1만弗 붕괴…1월 낙폭 4년來 최대(종합)

입력 2018-01-31 16:06
비트코인 美정부·페북 협공에 1만弗 붕괴…1월 낙폭 4년來 최대(종합)

1월 비트코인 하락폭 30%대…2013년 12월 이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국제시장 가격이 미국 당국과 페이스북의 협공에 밀려 1만 달러선 아래로 급락했다.

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전날 저녁보다 8.5% 떨어진 9천9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전 1만1천 달러 선에서 1만 달러 선으로 하락한 뒤 이날 오전 9천582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 18일 9천185달러 이후 최저이며, 2만 달러에 육박한 작년 12월 18일 고점(1만9천511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만4천700달러대였던 월초에 비해 한 달간 하락 폭은 30%를 넘었다.

블룸버그는 1월 한 달간 비트코인 하락률이 201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인 리플은 1.09달러를 기록, 한 달 전보다 44.5%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1천71달러로 한 달간 8.7% 내렸다.

이날 가상화폐 가격의 급락은 미국 당국이 가상화폐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의 사기 혐의를 받는 '어라이즈뱅크'가 신규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6억 달러를 동결하고 추가적인 ICO를 금지했다.

블룸버그는 SEC가 ICO와 관련해 자산동결 조처를 한 것은 최대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달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피넥스(Bitfinex)와 가상화폐 거래용 코인을 발행하는 테더(Tether)에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비트피넥스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거래 시 미 달러화 대신 테더가 발행한 코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테더가 코인의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얀 루도비쿠스 반 데르 벨데가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잦은 사기와 속임수를 이유로 비트코인과 ICO 등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30일 발표한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스케줄에 따르면 작년 ICO를 통한 자금 조달액은 37억 달러(약 4조 원)에 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580억 엔(약 5천723억 원)대의 가상화폐 해킹 사고로 쇼크에 빠진 일본 정부가 전날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부담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 도난당한 가상화폐 'XEM' 개발업체인 NEM파운데이션은 "해커들이 훔친 XEM을 처분할 수 있는 여러 곳의 거래소로 이체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31일 의회에서 가상통화 관련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이 충분한 보안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일본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통화 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외환거래 전문업체 오안다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부문장은 "현재 당국 규제가 실제로 표면화됐다"며 "규제의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