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MB 평창 개막식에 꼭 모셔라" 참모들에 지시

입력 2018-01-31 08:41
수정 2018-01-31 23:37
문 대통령 "MB 평창 개막식에 꼭 모셔라" 참모들에 지시



"정치적 상황 때문에 초청까지 안 해서야 되겠나"

靑관계자 "일부 참모 반대했으나 대통령이 오히려 설득"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하라고 직접 지시하고, 참모들에게 "꼭 오시도록 직접 초대장을 건네드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런 것(평창올림픽 참석)까지 못하게 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참모들은 야당에서 또 '쇼'한다고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오히려 참모들을 설득하더라"며 "이 전 대통령에게 가서 진심을 꼭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해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전날 통화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하기로 했다"며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데 전직 대통령이 정쟁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간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에 반발해 왔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14CA4B35400002091_P2.jpeg' id='PCM20180131000277044' title='청와대 MB에 평창올림픽 개막식 초청장 전달(PG)' caption='[제작 이태호, 조혜인] 사진합성, 일러스트' />

지난 17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낭독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박수현 대변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하는 등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

한편, 정무수석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하고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을 자격이 박탈된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초청장을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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