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7년 만의 A매치 3경기 연속골 주인공…러시아행 보인다(종합2보)
최근 3경기서 5골…월드컵 '손흥민 파트너' 기대감↑
(안탈리아<터키>·서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고미혜 기자 = 김신욱(전북)이 A매치 3경기 연속골로 러시아행 열차의 한 자리를 단단히 꿰찼다.
김신욱은 30일 2-2로 비긴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한국의 2골을 모두 책임졌다.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김신욱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최철순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대 정면에서 헤딩으로 방향을 틀어 동점 골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17분에는 정우영의 크로스를 받아 다시 한 번 헤딩으로 자메이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지난 27일 몰도바와의 평가전에 이어 A매치 3경기에서 모두 5골을 넣으며 신태용 호(號)의 최고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축구 대표팀에서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것은 2011년 구자철 이후 김신욱이 7년 만이다. 구자철은 당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바레인, 호주, 인도를 상대로 각각 2골, 1골, 1골씩을 뽑아냈다.
김신욱은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 손흥민(토트넘)의 파트너로 나설 공격수 1순위로도 떠올랐다.
김신욱은 그동안 A매치에서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 E-1 챔피언십 전까진 38경기 출전해 3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2012년 브라질월드컵 예선 카타르전에서 한 골, 2013년 러시아, 2014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한 골씩을 넣었다.
대체로 후반 조커로 나서거나 196㎝의 큰 키를 앞세운 공중전에 주로 활용됐다. '헤딩 셔틀', '헤딩 노예'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그러던 김신욱이 신태용 호에 승선해 명예를 회복했다.
손흥민 등 해외파 공격수가 빠진 지난 E-1 챔피언십과 이번 터키 전지훈련이 김신욱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김신욱은 지난 E-1 챔피언십 중국전에서 원톱 공격수로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코스타리카전 이후 46개월 만에 나온 A매치 득점이었다.
골 가뭄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며칠 후 일본전에서는 두 골을 뽑아냈다.
당시 김신욱은 "이전 감독님들은 후반에 지고 있을 때만 나를 투입해 나의 장점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며 "신 감독님께서 죽어가던 저를 살려주셨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몰도바전에서도 후반 김신욱이 투입되면서 답답했던 공격 흐름이 살아났고, 0-0의 균형도 김신욱의 머리에서 깨졌다.
유럽파가 합류할 3월 평가전에서 별다른 변수만 없다면 김신욱은 러시아에서도 '믿고 쓰는' 헤딩 능력을 선보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신욱은 "월드컵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나에게는 매 경기가 중요하고 보여줘야 할 경기여서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골을 기록했음에도 그는 "공격수들이 찬스를 더 살려 많은 골을 넣었어야 했다"고 반성하며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 여러 면에서 좋아졌기 때문에 라트비아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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