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삭발은 인제 그만 "올해는 초반부터 잘할 겁니다"
"20홈런-20도루보다는 3할 타율이 목표"
(영종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박건우(28)는 지난 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0.366에 20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김선빈(KIA 타이거즈)과 시즌 끝까지 타격왕 대결을 벌였고, 베어스 선수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개막 한 달 동안 타율 0.180으로 부진하면서 삭발까지 했던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고 얻어낸 전리품이었다.
박건우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선수단과 함께 1차 전지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작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올해는 초반부터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비시즌 동안 준비 많이 했다. 캠프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은 이미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매형인 장원준, 양의지, 오재원 등의 선발대가 시드니로 향했다.
박건우는 "개인 운동 스케줄이 있어서 본진으로 출국한다. 미리 따뜻한 곳에 가서 운동할 수도 있었겠지만 여기서도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다.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큰 목표보다는 작년과 재작년만큼만 했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타율 3할은 쳤으면 좋겠다. 3할을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건우는 지난해 12월 13일에 열린 2017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유력한 수상자로 꼽혔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는 "아쉬움은 전혀 없다. 진심이다"며 "상을 못 받으면 창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기 있는 선수가 모두 대단한 선수였다. 나중에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했다.
김현수는 친정팀인 두산 대신 LG 트윈스로 팀을 옮겼을 때 가장 아쉬워한 선수가 박건우였다고 소개한 바 있다.
김현수뿐만 아니다. 박건우와 친하게 지낸 선배인 민병헌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7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kt wiz에 둥지를 틀었다.
박건우는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김)현수형이 은퇴할 때 경험할 것을 미리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또 크게 보면 야구장에서 만나는 것이다. 안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내 비중이 높아진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김)재환이 형이나 (양)의지 형, (김)재호 형이 더 부담을 느낄 것 같다. 나는 형들만 믿고 따라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적으로 만나게 될 이들과의 승부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건우는 "특히 니퍼트는 내 약점을 알고 있으니,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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