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도 막무가내" 불법 빙어 낚시꾼들 점령한 저수지
출입금지 안내방송 소귀에 경읽기…음성 오성저수지 쓰레기 천지
(음성=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수온이 낮고 수심이 깊어 위험하니 썰매 타기·스케이트·얼음낚시를 하지 맙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저수지 내 얼음지치기·낚시·취사행위를 금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진천·음성지사와 음성군이 원남면 오성 저수지 둑 곳곳에 내건 펼침막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진천·음성지사 직원들은 이달 10일부터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 4∼5명씩 조를 짜 오성 저수지를 순찰하는 가욋일이 생겼다.
낚시 금지 구역임에도 버젓이 저수지에 들어가 손맛을 보려는 이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안내하기 위해서다.
최근 계속된 한파로 얼어붙은 이 저수지에는 평일에는 30∼40명, 토·일요일에는 200∼300여명이 몰려 빙어 낚시를 한다.
일부 낚시객은 버젓이 텐트까지 쳐놓았다.
하지만 낚시객에게 진천·음성지사의 안내방송은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다.
낚시객이 저수지에 버린 컵라면 용기, 음료수나 술병, 캔 등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진천·음성지사 직원들의 몫이다.
하루에 2t가량 수거한다.
진천·음성지사의 한 관계자는 "위험하니 빨리 나오라고 수차례 방송해도 막무가내로 들어간다"라며 "단속 권한도 없고 불법 낚시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어 계도방송만 되풀이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폴리스라인처럼 저수지 출입금지 라인을 설치해놔도 치우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행 농어촌 정비법 제130조는 저수지를 훼손해 본래의 목적, 사용에 지장을 주는 행위, 수문을 조작하거나 용수를 끌어다 쓰는 행위, 불법 점용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만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낚시 또는 어망, 유해물질 등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는 게 진천·음성지사의 설명이다.
진천·음성지사는 결국 행정당국과 경찰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최근 음성군과 음성소방서, 음성경찰서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관계자는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안전사고를 막고 저수지를 깨끗이 관리하기 위해 순찰과 계도 활동을 지속해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경찰서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금지 계도 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 저수지는 1966년 준공됐다. 저수용량은 57만2천t이다.
y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