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범' 조지웨아 "'흑인만 국민' 인종차별 헌법 개정하겠다"
축구스타 출신 라이베리아 대통령 "보수 25% 삭감" 발표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세계 축구계에서 '흑표범'으로 명성을 날렸던 조지 웨아(51) 라이베리아 신임 대통령이 인종차별 조항이 섞인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다짐했다.
30일 AFP와 dpa통신에 따르면 웨아 대통령은 전날 수도 몬로비아에서 행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흑인들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는 헌법의 "인종차별" 조항 삭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847년 미국에서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건국한 라이베리아의 헌법은 흑인들에게만 라이베리아 시민권과 자산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웨아 대통령은 이러한 제약이 "불필요한 인종차별"이자 "자유(Liberty)를 뜻하는 라이베리아의 건국 명과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항이 라이베리아의 경제 발전을 제한하고 외국인들의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관련 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다른 인종이 라이베리아 시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설적인 축구 스타' 출신의 웨아 대통령은 자신의 보수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베리아의 경제와 고통을 받는 국민을 고려해 자신의 보수와 수당을 25%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삭감을 이날부터 즉각 실행하겠다고 하자 관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AFP는 전했다.
그는 "우리 경제와 정부는 고장 나 있다. 우리의 정책은 급락하고 물가는 급등했다. 실업률은 전례 없을 정도로 높고 우리의 외화 보유액은 항상 낮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라이베리아는 19세기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세운 국가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이지만 현재 실업률이 80%를 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라이베리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웨아는 지난 22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웨아의 부인 클라 웨아는 그녀의 자메이카 혈통 때문에 심한 비판에 직면해 있으며 라이베리아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권이 거부된 적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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