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잊었나…야간에 출입문·계단 자물쇠로 잠근 병원
강원 소방시설관리 불량 병원 적발 "소방안전 적폐행위 집중단속"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요양병원 등 안전약자시설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강원도에서 엉터리로 소방시설을 관리한 병원이 적발됐다.
30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밀양 화재 참사가 났던 지난 26일 "도내 한 병원이 야간 일정 시간 이후부터 응급실을 제외한 출입문을 쇠사슬 등으로 잠가 화재 발생 시 위험하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에 강원소방은 26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해당 병원 야간 주 출입구 개폐 여부 등을 불시 소방점검했다.
점검 결과 이 병원은 야간에 주 출입구는 물론 식당에서 출입구 방향 출입문을 바깥에서 자전거용 자물쇠로 잠갔다.
병동에서 피난층이나 지상으로 연결되는 직통 계단도 출입문 밖에서 자물쇠로 채워 화재 발생 시 바깥으로 피난할 수 없도록 했다.
강원소방은 즉시 잠금장치를 해제시키고, 환자와 의료진 등이 안전사고 시 대피할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두도록 조치했다.
해당 병원에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 처분하고 법에 따라 조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9일에는 해당 병원 소방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관련 법령 등 안전교육을 했다.
야간 당직자와 층별 근무 간호인력에는 방화시설 관리상황을 확인하고, 피난로를 숙지시키는 등 유사시 초기행동 요령교육을 했다.
강원소방은 29일부터 요양병원 30곳과 노인·어린이 생활시설 265곳 등 안전약자시설 295곳에 대한 합동 소방특별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114곳을 조사한 결과 요양병원 5곳, 노인·어린이 생활시설 37곳에서 유도등 점등 불량, 비상계단 적치물, 불법 건물증축 등 불량소방시설을 적발했다.
강원소방은 다음 달 23일까지 안전약자시설 점검을 끝내고, 설 연휴 안전대책과 연계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합동 불시점검한다.
이흥교 도 소방본부장은 "최근 잇따른 대형화재로 도민들의 불안감이 큰 만큼 철저한 점검으로 소방안전 적폐행위를 집중하여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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