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홍콩총독 "중국 기본권침해 지적해야" 영국총리에 서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 원로 보수 정치인 크리스 패튼이 오는 31일 중국 방문을 앞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홍콩의 자유와 권리 침해에 대해 중국 정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패튼 전 총독은 이날 총리실에 패디 애쉬다운 전 자유민주당 대표와 공동 서명한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서 그는 "지난 5년간 홍콩은 20년 전 (홍콩) 반환 당시 시민에게 약속됐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 자치권 등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것을 지켜봤다. 이러한 전개는 홍콩 내부와 외부에서 당연히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지난 27일 홍콩 당국이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데모시스토 당 소속 아그네스 차우의 정치성향을 이유로 입법회 보궐선거 출마 자격을 취소한 가운데 나왔다.
패튼 전 총독은 또 중국 정부에 우호적인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내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영국 의원들의 우려를 "외부 세력의 간섭"으로 치부해 홍콩의 자치권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에 "홍콩의 자유가 보장되는지 최소한 2047년(중국과 영국이 홍콩의 기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반환 협정에 명시한 50년이 끝나는 시기)까지는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패튼 전 총독과 애쉬다운 전 대표는 메이 총리의 중국 방문이 "홍콩 시민들에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면서까지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메이 총리는 31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공식 방문해 이 기간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고 상하이와 후베이의 우한 시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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