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단일팀 북한 감독 바뀐 사연 있었네…리원선 감독 작고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 지도한 뒤 위암으로 세상 떠나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대표팀을 이끌었던 리원선 감독은 작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러 머리(30·캐나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감독을 보좌할 북한 측 코치진은 박철호(49) 감독이다.
박철호 감독은 지난 25일 우리 선수들과 단일팀을 이루기 위해 선수 12명과 보조인력 2명을 데리고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했다.
작년 4월 세계선수권에서 뛰었던 선수로 머리 감독이 점찍어놨던 원철순, 김농금이 12명 명단에서 빠진 데 이어 북한 측 감독마저 바뀐 것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원철순, 김농금은 은퇴한 것으로 드러났고, 리원선 감독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심의식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감독은 3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협회가 북한 선수들을 통해 수소문해보니 작년 여름에서 가을 정도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심 감독은 리원선 감독과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난 이후 1∼2년마다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면서 친분을 쌓았다.
심 감독은 작년 4월 강릉에서 치러진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가 끝난 뒤 리원선 감독에게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으나 그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다.
그는 "마지막에 헤어질 때 '형님,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봬요'라고 말씀드렸는데, 리원선 감독이 '일없으면 다음에 보겠지'라고 답했다"며 "그때 봤을 때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살이 빠져 있어서 걱정됐는데, 본인도 몸이 안 좋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안 것 같다"고 했다.
리원선 감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북한은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아이스하키협회 사무처장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박철호 감독에게 임무를 맡겼다.
박 감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2009∼2010년 북한 20세 이하 남자 청소년대표 감독을 지냈고, 2012∼2016년에는 남자 성인팀을 맡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따르면 박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머리 감독의 지시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면 직접 스틱을 잡고 시범을 보일 정도로 열성적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코치진과 회의에서 대화도 잘 통하고 서로 협조적인 분위기"라며 "박 감독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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