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용기 이어도 서남쪽 KADIZ 진입 지적에 中언론 "억지주장"
관영 매체들 "중국 군용기 KADIZ 진입, 국제법 따른 정례훈련"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합동참모본부가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주요 언론이 한국 측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은 30일 자국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하자 한국 공군이 F-15K 편대를 긴급 투입해 식별 작업을 벌였다고 확인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해외망은 자국 군용기가 비행한 이어도를 동중국해의 암초라고 주장하며 "이어도 인근 해역은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중첩되고, 한국 측의 일방적인 행동은 어떠한 법률적 효력도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2013년 12월 한국 국방부가 정식으로 해당 해역 상공을 KADIZ로 발표하면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과 겹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관영 중국망도 "이어도 인근 KADIZ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되고 분명하다"면서 "한국이 이어도 인근 상공을 KADIZ로 발표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KADIZ는 영공과는 다르고 영공 외의 지역에서의 식별과 경고 행위는 영유권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중국과 일본은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한국은 서해에서 방공식별구역이 겹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하지만, 일부 매체와 국방 전문가들은 중국에 적의를 품고 있다"면서 "이들은 중한관계 개선을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정상적인 상황에 대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진입은 인민해방군의 정례적인 훈련에 따른 것으로 관련 국제법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상황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42일 만이다. 당시 중국 폭격기와 전투기 등 군용기 5대가 편대를 이뤄 이어도 인근 KADIZ에 진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외국 항공기가 영공을 무단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식별 항공기를 식별하고 추적·감시하기 위해 설정한 구역으로, 영공과는 개념이 다르다. 군용기와 민간항공기를 막론하고 외국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려면 24시간 전에 해당국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13년 12월 KADIZ를 이어도 남쪽으로 확장했고 이로 인해 CADIZ와 겹치는 구역이 생겨 예기치 않은 충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측과 핫라인 가동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