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10년…"단청 박락 외에는 큰 이상 없어"
문화재청 "문화재 방재 5개년 계획 수립, 내년부터 시행"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2008년 2월 10일 국보 제1호이자 한양도성의 남대문인 숭례문(崇禮門) 2층 문루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불길은 서울 최고(最古)의 목조 건축물 일부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복원 작업에 착수해 화재 발생 5년 3개월 만인 2013년 5월 복구된 숭례문을 일반에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원래 부재를 최대한 활용하고 최고의 장인을 동원해 화재 전 모습대로 복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기존에 없던 성곽을 숭례문 양옆에 세우고, 용마루의 길이는 1.1m 늘렸다. 지반 높이는 조선시대 후기를 기준으로 삼아 30∼50㎝ 낮췄다.
내달 10일이면 화재 10년을 맞는 숭례문은 어떤 상태일까.
문화재청은 30일 단청이 떨어지는 박락 현상을 제외하면 문루 구조 변화, 목재 벌어짐 등은 발생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숭례문 단청 박락은 복원 이후 1년간 453곳에서 발견됐으나, 지난 1년 동안에는 29곳에서만 확인돼 점차 안정화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20년까지 전통단청 시공법 연구를 추진해 시공기준과 기술 교범을 마련하고, 2021년까지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숭례문 재단청 시기는 시범사업 결과와 단청 박락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화재 이후 수습한 숭례문 부재(部材·건축물 재료) 3천532점은 경복궁 창고에 임시로 보관돼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경기도 파주에 준공한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로 이송됐다.
한편 문화재청은 문화재 방재 대책을 체계화하고 방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재 방재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는 방재시설 확충, 전문인력 배치, 방재 교육·훈련 강화, 첨단시설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기상 정보, 산불 정보, 재난 이력 등 외부요인과 문화재 특성, 현장별 방재시설 정보, 안전점검 이력 등 내부요인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종합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재 방재정보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시범 운영한다.
아울러 고택과 사찰 문화재 관계자에게도 안전교육을 하고, 재난 대응 매뉴얼을 작성해 문화재에 비치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 이후 2월 10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했으며, 국보·보물 목조문화재에 방재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경비인력을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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