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日 구단, KBO 외국인 타자 노린다"

입력 2018-01-30 09:03
일본 언론 "日 구단, KBO 외국인 타자 노린다"

"전체적인 리그 수준은 일본이 높지만, 타자 수준은 한국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일본 구단과 외국인 선수 쟁탈전을 벌이면 결국 우리가 진다"고 털어놓는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연봉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아직 '머니 게임'에서는 일본이 앞선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가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는 일도 끊이지 않는다.

일본 스포츠매체 빅토리는 30일 "일본 야구계가 한국에서 뛴 슬러거를 주목하고 있다"며 원인을 분석했다.

2016, 2017년 한화 이글스에서 2년 동안 타율 0.330, 70홈런, 231타점을 올린 윌린 로사리오(29)는 올해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뛴다. 로사리오는 3억4천만 엔(약 33억4천만원)으로, 일본프로야구 외국인 1년 차 연봉 신기록을 세웠다.

빅토리는 "일본에서도 외국인 선수 활약도는 팀 성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며 "일본 구단은 현역 메이저리거, 마이너리그 홈런왕 등을 영입하고도 실패하곤 했다. 한국리그의 성적은 실패 확률을 줄이는 좋은 척도"라고 설명했다.

한신은 로사리오를 영입할 때 "화려한 메이저리거 경력을 지녔고, 아시아 야구 적응에 성공한 타자"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도 "호세 페르난데스, 타이론 우즈 등 한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일본으로 이적해 주축 타자로 활약한 사례가 많다"고 떠올렸다.



KBO리그 타자들의 성장도 일본 구단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빅토리는 "2015년 한화 이글스에서 투수 코치로 일한 니시모토 다카시,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투수와 코치로 활약한 가도쿠라 겐은 '전체적인 리그 수준은 일본이 높지만, 최고 선수들의 실력은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며 "특히 KBO리그 타자들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이 매체는 강정호, 이대호, 에릭 테임즈 등 KBO리그 출신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을 사례로 꼽았다.

빅토리는 "지난해 KBO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4.98로 일본(센트럴리그 3.68, 퍼시픽리그 3.66)보다 1점 이상 높다"고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을 설명하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KBO리그에서는 세계에서 통하는 타자가 자라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 타자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리그 특성'이 외국인 타자에게 끼칠 영향을 주목했다.

한국과 일본 구단이 동시에 노리는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일본 구단을 택한다. 절대적인 기준은 연봉이다.

그러나 빅토리는 환경 면에서도 외국인 선수가 일본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빅토리는 "한국은 훈련량이 많다. 또한, 시즌 종료 뒤 바로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연초에 전력 외 통보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만큼 한국에서는 확실한 선수만 살아남는다. KBO리그에서 살아남은 외국인 선수에게 일본 구단이 높은 평가를 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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