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약등 켜고 손님 골라 태우는 얌체 택시 단속
작년 연말 승차거부 최다는 '관광 1번지' 동대문·명동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 A씨는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에 야근을 마칠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북극 한파' 속 귀갓길이 급한데, 택시들이 예약등을 켜놓고서는 예약한 사람이 아닌 장거리 손님 등을 골라태우는 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차량 숫자 자체는 그리 적어 보이지는 않는데, 막상 손님을 태우는 차량이 별로 없다 보니 길거리 여기저기서 택시를 잡으려고 한바탕 소동이 빚어진다.
앞으로는 이처럼 손님을 제대로 태우지 않은 채 승차거부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도 적발 대상이 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갓길에서 예약표시등을 켜놓고 대기하거나 빈차표시등을 꺼놓고 기다리는 택시도 적극적으로 잡아낼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시는 "단순 승차거부 신고는 2013년 1만4천여 건에서 지난해 6천909건으로 감소 추세"라면서도 "이 같은 행동은 승차거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단속 사례는 예약을 가장한 채 승객을 골라태우려 기다리는 '허위 예약 택시'와 빈차표시등을 끈 채 쉬고 있는 듯 꾸미고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 택시다.
시는 택시회사 차고지와 택시가 많이 정차하는 충전소를 방문해 빈차표시등을 임의로 끄고 켠 택시를 적발한다. 빈차표시등은 관련 법상 자동으로 점·소등돼야 한다.
또 예약이 없는데도 예약등을 켜고 승객을 골라 태우려고 번화가 등을 빙빙 도는 행위도 현장에서 잡아낸다.
한편, 시가 지난해 연말 종로, 강남 등 택시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은 시내 20곳을 집중 단속해 위법 행위 619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43%인 271건이 승차거부였다. 예약등 표시 규정 위반은 54건이었다.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동대문·명동 지역이 143건으로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고, 강남대로 94건·종로 92건·홍대입구 83건·사당역 67건 등이 뒤따랐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