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사퇴 요구했던 매케이브 FBI부국장 결국 사임키로(종합)

입력 2018-01-30 07:28
트럼프가 사퇴 요구했던 매케이브 FBI부국장 결국 사임키로(종합)

트럼프·공화당으로부터 '클린턴과 유착설' 제기돼온 인물

대선 기간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수사 총책…코미 해임후 잠시 국장대행 맡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인 사퇴 압력을 받아온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29일(현지시간) CBS와 NBC 방송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매케이브 부국장이 사임하지만, 은퇴 후 연금 혜택을 모두 받을 자격을 획득하는 3월 중순까지는 FBI에서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CBS는 매케이브가 휴가를 내는 형식으로 예상보다 한 달 반 정도 일찍 부국장 업무를 그만둔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6년 FBI에 들어온 매케이브 부국장은 재작년 대통령선거 기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해임되자 잠시 국장대행을 맡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매케이브 부국장을 '힐러리 봐주기 수사'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해왔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노골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의 부인인 질이 2015년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클린턴의 측근이자 후원자인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측과 민주당 조직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면서 '매케이브-클린턴 유착설'을 거듭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성탄 전야에는 트위터를 통해 "(매케이브가) 모든 연금 혜택을 받고 은퇴하기까지 90일이 남았다고?"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매케이브 부국장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거듭된 사퇴 요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백악관은 매케이브 국장대행의 사퇴 보도와 관련, 이런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이러한 결정을 하는 절차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FBI는 메케이브 사임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매케이브가 자진 사퇴 결정을 내리고도 연금 수혜를 위해 휴가를 쓰는 방식으로 3월까지 남기로 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서 "미국 납세자가 그의 여생에 돈을 대는 상황에 강제로 처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케이브 부국장이 부국장직을 떠나라는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의 압력에 직면한 뒤에 보직에서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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