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전환기간은 EU 회원국 때와 아주 아주 비슷"

입력 2018-01-30 02:27
영국 정부 "전환기간은 EU 회원국 때와 아주 아주 비슷"

브렉시트협상 英대표 "전환기간 EU 법률 제정에서 발언권 등 쟁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탈퇴)협상 영국대표는 영국이 2019년 3월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한 직후 약 2년간에 걸친 '전환 기간'은 EU 회원국으로 있는 것과 "아주 아주 비슷하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상원 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전환 기간을 둘러싼 영국과 EU 간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전환 기간에 영국이 (제3국들과) 새로운 무역협정들을 협상할 수 있는지, 전환 기간에 새로운 EU 법률들이 마련될 때 영국이 반대할 수 있는지, 규제들을 논의하는 EU 기구들에서 영국이 대표를 둘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쟁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협상 EU 집행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환 기간에 영국은 EU 법률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환 기간에 새로 시행되는 EU 법률들을 포함해 모든 EU 법규가 영국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전환 기간에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계속 참여하기 때문"이라며 "전환 기간에 영국은 무역과 항공을 비롯해 기존 모든 EU 합의들에 계속 구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전환 기간에 영국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EU 법률을 만들 때 영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를 EU가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국이 협의해야 할 필요는 그리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영국이 반대를 원하는 많은 순간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2019년 이후에 유럽의회 선거가 있을 것이며 새 유럽의회가 첫 2년 동안 많은 법률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영국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 제정에서 영국이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은 좋은 민주적 관행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파들은 전환 기간에 EU 예산 기여를 하고 모든 EU 법규도 준수하며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브렉시트를 미룬 것이라며 테리사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를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환 기간에 EU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모두 이행하면서 EU 법규 제정에서 발언권을 갖지 못하는 것은 "굴욕적"이라며 메이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메이 정부는 갑작스러운 EU 탈퇴에 따른 충격을 피하고자 약 2년간의 전환 기간을 두자고 EU 측에 제안했고 EU 장관들은 이날 협상팀에 전환 기간에 관한 협상을 승인했다.

양측이 전환 기간 조건들에 합의하면 영국은 2019년 3월 29일 EU를 공식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지만, 전환 기간에 EU 단일시장과 기존처럼 접근하고 관세동맹에 있는 것과 같은 지위를 받게 된다.

양측은 오는 3월까지 전환 기간 조건에 관한 협상을 마친 뒤 영-EU 무역협정에 관한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