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북부도시로 밀려드는 베네수엘라인…4만여명 체류 추정
구직에 필요한 서류 떼느라 장사진…폭력·혐오 범죄 증가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북부지역 도시가 극심한 정국혼란과 경제난을 피해 밀려드는 베네수엘라인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에는 지난 2016년부터 국경을 넘어 입국한 베네수엘라인이 4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아 비스타 시내에 있는 연방경찰 건물 앞에는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서류를 떼려는 베네수엘라인이 매일 400여 명씩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운 좋게 서류를 받는다 해도 일자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시 당국이 제공한 공간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보건 서비스는 기대할 수 없다.
보아 비스타 시에 도착한 베네수엘라인들은 "음식과 식수 등 모든 것이 부족하고 노숙생활이 고달프다"면서 "무엇보다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없어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 당국은 베네수엘라인이 늘어나면서 폭력사건이나 외국인 혐오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보아 비스타 시장은 "지난해 10월 2만5천 명이던 베네수엘라인이 4만 명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까지는 5만5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인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것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외교부는 자국민에게 베네수엘라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여행 자제'는 '여행 금지'보다 한 단계 낮은 조치로 양국 간 갈등을 반영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브라질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을 명령했으며, 브라질도 자국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맞추방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요 야당의 올해 대선 참여를 제한한 이후 공방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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